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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진행형입니다
작성자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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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진행형입니다

김삼식(통통기자단)
제 이름은 오래 전 어느 드라마에 나왔던 주인공의 별명인 ‘김삼식’입니다. 저는 프리랜서로 글 쓰는 사람입니다. 사회복지법인 엔젤스헤이븐 홍보팀에서 ‘장애인식개선’글과 법인 홍보용 글을 쓰고, 서부장애인종합복지관 마을기자단 소속으로도 글을 씁니다.
저는 뇌병변 1급 장애인입니다. 언어장애가 있어 다른 사람들하고 대화할 때는 직접 만든 글자판을 이용합니다. A4에 한글 자음과 모음부터 숫자, 알파벳을 출력해 단어를 만들어 대화하지요. 깊은 대화는 컴퓨터로 하는데, 코로 자판을 찍어 대화합니다.
지금에야 저를 소개할 때, '글'이 상징처럼 따라 다니지만 어린 시절에 글은 단순히 제 표현 도구였습니다.
그 도구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사람과 대화를 하고 싶어 '글자판'을 만들었고, 특수학교를 다닐 때는 특별활동으로 컴퓨터나 글쓰기를 배웠습니다. 하지만 제 스스로 뭔가에 목말라 있었습니다. 뭐가 부족하다는 느낌이랄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진심으로 대화를 나눌 친구가 없다는 아쉬움에 글 쓰는 연습을 더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찾기가 너무 힘듭니다. 그래서 제가 글 이라는 한 길을 선택한 것이 스스로에게 위로가 됩니다. 저는 글 속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생각을 하고 사람들에게 글로써 제 목소리를 전합니다. 그래서 글 프리랜서라는 이 직업은 썩 마음에 듭니다.
어떤 때는 매우 지루하고 글 소재를 찾으려면 곳곳을 뒤져야하기에 정신적으로 힘이 듭니다. 저는 평범한 청년이기에, 저를, 저의 장애를 다른 사람들에게 내보이기가 싫습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을 많은 장애인의 생각으로 여길까 두렵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 상황에서는 제 스스로를 알리는 행동이, 글을 쓰는 것이 곧 장애를 알리고 장애를 이해시키는 최선입니다. 제 글이 보람 있게 쓰이면 기분도 좋고, 이 직업이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앞으로도 천천히 많은 사람을 만나고 소통하며 ‘김삼식’만의 글을 써내려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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