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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새 일자리에 취업하면서...
작성자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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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새 일자리에 취업하면서...

김석인(통통기자단)
 취업이 되었을 때의 기분을 지금 다시 한 번 더듬어 보니, 구청의 소식을 받고서 그 때엔 뛸 듯이 좋았습니다. 가뭄 끝에 갈라진 논바닥에 해갈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단비와도 같은 소식이었습니다.
 비록 1년 동안의 짧은 기한의 비정규직이긴 하지만 우선 직장잡기가 힘든 제 나이에 1월부터 직장을 계속 다닐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취업이 되기 전의 저는 어떻게 해야 될 지 앞날을 걱정하며 잠도 못 이루지 못했으니까요. 불안함과 초조함은 저의 하루하루를 짓눌렀습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아무도 모를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걱정과 근심, 그동안 가정에 경제적으로 그리 크게 도움을 주지 못한 것에 대한 죄송함과 함께 건강하지 못하면서 뇌리 속에서는 하루가 열흘처럼 길게 만 느껴졌기에 취업이 가져온 안도감은 청량제처럼 시원하고 막힌 곳이 뚫린 듯 느껴졌습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일터는 인지력과 인성, 정신연령이 낮은 20대 초반의 발달장애인들이 이용하고 있는 곳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발달장애인들의 전반적인 행동 가짐 돌보기와 앞으로 배우게 될 교재 만들기 작업을 컴퓨터로 하고 있습니다. 이곳을 이용하는 친구들은 지난해 복지관의 안내데스크에서 일하며 자주 볼 수 있었던 친구들보다도 장애정도가 심합니다. 저도 장애인이기에 중증장애인자립생활센터(CIL)나 종합복지관을 통해 기본 수준의 지적장애인들은 만나봤었지만, 지금 일하고 있는 주간보호센터의 발달장애인들은 처음 만나봤습니다. 처음에 그들을 대하는 일은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습니다.
 대화와 소통함에 있어서 두 명이 서로에게 자신의 뜻을 전하고 그 뜻을 바로 알아듣고 몸으로 행동함까지 한 명의 노력이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또 다른 한 명의 이해가 없인 큰 바위가 하나 막아놓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꾸준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생에서 한 번 더 배우는 심정이 드는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더디긴 하지만 늦게나마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저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아무래도 경제적 상황입니다. 편찮으신 어머니를 모시고 살기에 장애가 있는 아들로서 최선을 다해도 힘들고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있어도 운전을 할 수 없어 취업이 어렵기만 합니다. 지금 상황이 나아질 수 있게 새 정부가 복지정책에 힘써주길 바라며 이제 남은 해와 다가올 해엔 더 밝고 안정된 취업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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