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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취업의 사각지대
작성자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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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취업의 사각지대

김세열(통통기자단)
 건강은 누구도 맹신할 수 없다.
 오랜 해외취업 생활 속에 건강보다는 책임감과 실적을 위한 일 중독에 빠져 생활했다. 나와 가족의 미래보장을 위하여 휴일과 휴식도 없이 근무하며 번번이 식사 때를 놓치고 커피나 뒤늦은 폭식으로 연명한 생활을 십 수 년을 보냈다. 부모의 유전인자도 있었지만 건강에 자신하던 나는 당뇨합병증이 오고 만성신부전 상태가 되어 부종이 심하게 발병했다. 결국 움직이기도 힘들어 더 이상 근무가 불가능 했다. 현지 사정상 마땅한 치료병원을 찾지 못하여 먼 장거리 지역도 마다 않고 찾아다녔다. 가는 곳마다 치료가 어려웠고 시간이 너무 걸려 어려움이 많았다. 담당 의사마다 귀국 치료를 권해 주었다.
 귀국 후 치료를 하다 악화되어 입원을 하고 복막투석을 시술 받게 되었다. 집에서 자가로 4시간마다 일일 4회 투석을 해야만 하였다. 당면한 생활을 위해 취업을 알아보았지만 투석 준비와 처치 시 소요 시간을 고려하다 보니 내게 주어진 자유시간이 2시간 밖에 없었다. 이러한 조건의 일자리는 없었다. 있다 해도 알바 2시간을 내 시간에 맞춰 내주는 일자리는 없었다. 그러나 포기 할 수는 없었다. 희망을 갖고 다시 제기를 목표로 시간이 날 때 마다 필요한 지식과 기능을 보충하려 노력하였다. 심리학 자격증, 중장비 면허증, 아파트 관리사, 풍선 아트, 바리스타, 전통 가양주 제조, 메뉴 디자인, 제과 제빵, 떡 공예 외 목표를 이루는데 필요한 여러 가지를 틈틈이 배우게 되었다. 병세가 호전 되어 지면 해외 오지의 땅에서 개척 교회 사업과 교인 정화하는 일을 하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준비해 가고 있다.
 복막투석 후 5년이 경과되자 다시 독소 부작용이 와 입원 시술 후 혈액 투석으로 전환해야 했다. 일주일에 3번 지정 병원에서 투석을 하는데 투석 시간은 4시간이지만 대기하고 오가는데 6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투석 후 증상으로 거상성 저혈압도 생겨 안정을 위한 최소의 시간도 필요하고 조금씩 남는 시간에 다시 일자리를 찾아다녀 보았지만 내게 맞는 조건은 없었다. 투석 시작한지 6년이 넘자 주치의는 일반인의 30% 미만의 건강상태라 취업 활동은 무리이니 건강 유지에만 집중하라고 한다. 가족 모두 결별하게 되어 혼자 생활하는 처지라 취업을 생각하게 되었다. 하루하루를 시간이 모자라게 일만 하다가 단순한 환자 생활을 하다 보니 너무나 지루하고 낙이 없었다. 처음에는 적응을 못해 턱없이 부족한 생활비와 병원비로 고심하였지만 마음을 비우고 목표가 생기니 여유가 생겼다. 부족하지만 나눔의 대가 없는 사랑을 베푸니 기쁨과 즐거운 축복의 마음으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청년실업뿐 아니라 취업난으로 국내 실정이 어렵다. 정부와 각 기관 부처에서 해소를 위한 방안을 내어 놓지만 실제 취업 사각지대에 있는 장애인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다.
 중요한 것은 내가 아직 활동할 수 있는 나이이고 일 하고 싶다는 강한 욕망이 있다는 점이다. 현재 절약하여 생활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지만 수입이 생긴다면 더 많이 이웃을 위하여 나누고자 한다. 돈을 벌기 보다는 이 사회에 일원으로 기억 되고 싶기 때문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에 고립은 자멸하는 길이다. 이러한 처지의 장애인을 위한 사각지대 일자리도 많이 생겨나길 바라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계속 찾을 것이다.
 한참 정진할 때 건강을 잃었다. 온갖 재물이 무의미한 지금 과거에는 못하였던 많은 나눔과 사회 환원을 하기 위해서라도 나의 일손을 멈출 수는 없다. 사회에 조그만 기여라도 할 수 있는 일은 기쁨이고 행복한 축복임이 분명하다. 나의 떠난 자리가 사랑으로 기억되길 바라고 많은 이가 동참하게 되기를 바란다.
 욕심을 버리면 더 많은 여유가 찾아온다. 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생각하게 되고 사랑으로 나누는 마음이 커다란 기쁨으로 돌아오고 있음을 감사한다.
 하늘이 준 덤으로 사는 생명이지만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 참여 기회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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