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둘러寶記(보기)

Home > 간행물 > 웹진 '통' > 이전호보기 > 둘러寶記(보기)
게시글 상세보기
지구 시간을 유형(有形)한 시대의 지성
작성자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
첨부파일

지구 시간을 유형(有形)한 시대의 지성

박관찬(통통기자단, p306kc@naver.com)
 지난 3월 14일, 아인슈타인의 뒤를 잇는 세기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Stephen William Hawking) 박사가 타계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세상을 떠난 지 딱 300년 되는 날(1942년 1월 8일)에 태어나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출생일(3월 14일)에 생을 마쳤다는 표현을 굳이 사용하지 않더라도 호킹 박사는 그 누구보다도 드라마틱한 인생의 아이콘이 아닐까 생각된다.
 호킹 박사는 과학자들에게 양자 중력연구, 상대성 이론, 블랙홀과 우주론에 대한 업적을 남긴 과학자로 유명하지만, 일반 대중들에게는 ‘루게릭병을 앓은 과학자’로 더 유명하게 알려져 있다. ‘루게릭병(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은 운동신경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하는 질환으로, 전신 근육이 서서히 마비되어 수년 내 사망에 이르게 되는 치명적인 병이다. 호킹 박사는 21세에 이 병의 진단으로 2~3년의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고, 나중에는 기관지 감염으로 목소리까지 잃어버리게 되었다.
 하지만 호킹 박사는 그의 손가락이나 눈썹의 운동을 인지하는 특수 장치(음성인식합성기)와 컴퓨터를 장착한 휠체어를 이용해 대화와 연구를 했으며, 여러 권의 책을 출판했다.
과학자로서 호킹 박사가 남긴 업적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하지만, 그의 대부분 업적이 루게릭병을 앓으며 이뤄낸 것이기에 더욱 대단하고 주목을 받게 된다. 그것도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아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말이다.
 분명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나 중증장애인들에게 호킹 박사가 좋은 롤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고, 열정적으로 자신의 꿈을 위해 살아온 호킹 박사의 모습에서 ‘장애’라는 것이 절대 인생의 ‘장애물’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장애로 인해 어려움이 있다면 다른 방법을 찾으면 된다. 호킹 박사가 처음 루게릭병을 진단받고 목발을 사용하다가 휠체어에 의지하게 되었고, 나중에는 목소리도 잃게 되었지만 여러 가지 특수 장치와 보조기구를 이용해 과학자로서 활동한 것처럼 말이다.
 필자는 오히려 호킹 박사가 루게릭병으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게 됨으로서 삶에 대해 가진 마인드를 주목하고 싶다. 그는 “나는 일찍 죽을 것이라는 예상 속에 내 인생의 대부분을 살았다”며 “시간이 내게 언제나 귀중한 이유”라고 말했다. 시간 낭비를 싫어하는 호킹 박사의 이러한 신념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너무나도 중요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 2~3년의 시한부 선고에도 매순간을 성실하고 열정적으로 임하며 무려 반세기 이상을 살아온 호킹 박사의 시간에 대한 마인드, 현재가 얼마나 우리에게 큰 선물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요즘은 4차 산업혁명 시대라고 불리며 다양한 기술과 시스템이 발전하고 있다. 이젠 터치 한번으로도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될 만큼 편리한 사회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장애의 유형과 특성에 따라서도 다양한 보조기구나 특수 장치 등이 개발되고 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잠재적인 장애인이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장애’라는 것이 더 이상 극복의 대상이라는 인식을 받지 않으면 좋겠다. 장애를 가지고 있어도 그로 인해 비장애인과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을 뿐, 이 사회를 구성하는 한 명의 인간임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과학과 산업의 발달로 인해 장애라는 것이 더 이상 ‘특별함’이 되지 않고 그저 ‘다름’으로 인식되어 장애에 대한 차별 없는 사회가 하루빨리 오면 좋겠다.
 그래서 능력과 잠재력이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장애에 대한 편견으로 마음껏 꿈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인재들을 많이 발굴하여 우리나라에도 스티븐 호킹 박사와 같은 유능한 인물이 많이 배출되길 소망한다.
다음글 장애인에 대한 평생교육 활성화를 기대하며
이전글 ‘그대, 나의 뮤즈 : 반고흐 to 마티스’관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