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둘러寶記(보기)

Home > 간행물 > 웹진 '통' > 이전호보기 > 둘러寶記(보기)
게시글 상세보기
장애인에 대한 평생교육 활성화를 기대하며
작성자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
첨부파일

장애인에 대한 평생교육 활성화를 기대하며

박관찬(통통기자단, p306kc@naver.com)
  올해 국립특수교육원에서 국가장애인평생교육진흥센터를 설치하고 정식으로 운영하기에 앞서, 장애인 평생교육 관계자(수요자) 협의회가 지난달 3일 천안아산 역사 내 회의실(아로실)에서 개최되었다. 회의에는 고등학교 및 전공과 졸업 이상 장애성인으로 필자를 포함하여 총 6명이 참석하여 평생교육의 경험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발언하였다. 특히 발언자는 시각·청각·지체 각 장애영역별로 세분화된 덕분에 해당 장애유형의 입장에서 평생교육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접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필자도 크게 세 가지에 대한 의견을 발언하였다.
 첫째, 각 학교마다 의무화되고 있는 장애인식개선이나 장애의 이해 등의 교육대상을 학부모나 일반교사에게도 확대하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 사회를 이끌어 나갈 학생들에게 장애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편견을 가지지 않도록 교육하는 취지는 좋지만, 장애인에 대한 평생교육을 원활하게 실시함에 있어서는 장애자녀를 둔 학부모나 장애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일반교사에 대해서도 장애인식개선이나 장애의 이해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
 필자가 장애인식개선교육을 하러 방문했던 몇몇 학교에서 만난 특수교사의 말을 들어보면, 장애자녀를 둔 학부모들 중에는 아직도 장애자녀가 지닌 능력이나 역량을 보기 전에 먼저 ‘장애’라는 것을 보게 되고, 그로 인해 장애로 인한 한계나 어려움에만 더 주목하게 되어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듣곤 했다. 또 일반교사들 대부분은 장애학생을 비장애학생과 함께 어울리고 교육하려 하기보다는 무조건 배려하고 도움을 주면 된다는 편견을 가짐으로서 비장애학생들이 오히려 역차별을 받는 경우가 많다.
 둘째, 시각장애 중에서도 저시력의 경우 시력과 시야의 정도와 특성을 고려한 지원의 필요성이다. 저시력이라고 해서 글씨를 크게 하고 굵게 한다고 다 잘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시력과 시야의 정도에 따라 선호하는 글자체와 크기가 다 다르다. 공무원시험의 경우 시각장애로 인한 편의제공으로 확대문제지를 신청하면, 200% 확대한 굵은 고딕체로 일관된 문제지가 제공된다. 필자는 고딕체는 굵기보다 얇은 체 또는 굵은 바탕체를 더 선호한다. 또 대부분의 사람들은 흰색 바탕에 검은 글씨로 된 학습지를 읽지만, 시력이나 시야의 특성에 따라 검은(또는 어두운) 바탕에 흰색(또는 밝은) 글씨로 된 형태를 더 선호하는 시각장애인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저시력의 시각장애인이 최상의 환경에서 교육에 임할 수 있도록 시력과 시야의 정도와 특성에 따라 맞춤형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시각장애인의 정보접근권을 활성화하기 위한 저작권법의 개정 필요성이다.
국립장애인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도서의 대부분이 데이지나 pdf파일로 되어 있다. 센스리더를 통해 음성으로 내용을 들을 수 있지만, 저작권법에 따라 해당 도서파일을 편집할 수 없다. 눈으로 직접 책을 보는 사람은 중요한 부분에 밑줄을 긋거나 공간에 메모를 하며 학습욕구를 증진할 수 있지만, 데이지나 pdf파일은 그렇게 할 수가 없다. 학습자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중요한 부분에 밑줄을 긋거나 메모를 하는 등 소위 ‘낙서’를 하면 공부가 더 잘되고 열심히 하려는 욕구가 생기는 경우도 많은데 물론 시각장애인도 예외가 아니다.
  그래서 시각장애의 특성을 고려하여 한글파일이나 텍스트파일로 제작 및 제공될 수 있는 내용의 저작권법 개정이 검토되길 희망해본다.
  청각장애를 가진 참석자의 경우,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교육 사업에서 수어통역사의 배치에서 큰 아쉬움을 나타냈다. 청각장애인 중에서도 농인의 경우, 대부분이 수어통역사의 배치를 원함에도 불구하고 예산상의 이유 등으로 제대로 지원되지 않는 어려움이 있다. 또한 교육을 하는 당사자의 장애에 대한 부족한 이해도 지적되었다.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교육하던 분이 청각장애인을 교육하는 곳으로 오게 되었는데, 청각장애인이 듣는 데에 어려움이 있을 뿐 발달장애와 전혀 다름에도 발달장애인을 교육할 때처럼 교육하는 등 장애에 대한 부족한 인식과 이해가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지체장애의 경우에는 민간기업이나 각종 복지관 등에서 실시하는 자격증, 취업프로그램 등에 참여하기 위한 접근성에 있어서 아쉬움이 큰 편이라고 한다. 그래서 아직도 많은 지체장애인들이 집에서 온라인을 통해 원하는 프로그램을 학습하는데, 이동이나 접근성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하여 지체장애인도 다른 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들과도 어울리며 함께 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좋겠다.
  필자를 포함하여 참석자들의 다양한 경험들을 토대로 취합된 의견들이 잘 검토되어 장애인평생교육진흥센터가 운영되고, 장애인에 대한 평생교육이 활성화되길 기대해본다.
다음글 나는 동대구로 가야합니다
이전글 지구 시간을 유형(有形)한 시대의 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