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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의 막바지 폭염나기
작성자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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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의 막바지 폭염나기

전동성 (자유기고가. 전 경향신문 편집부국장)
매년 겪는 여름이지만 주위의 서글픈 이야기들과 대책도 서지않은 막막한 심정 탓에 더더욱 더위가 무겁다. 어떻게 남은 여름을 현명하게 넘길까…. 하여간 혼자 또는 가족들과 함께 머리를 싸매어 봐도 마주보기 민망하다.

불꽃더위…. 폭염이라 한다. 하여간 작은 머리지만 이 더위를 헤쳐가는 지혜는 있으리라. 줄창 에어컨이나 틀어놓고 여름을 보낸다? 이것도 전기료 걱정에 조마조마 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몇 가지 피서법을 생각해본다.

첫째: 도시에 살고 있으면 에어컨 있는 곳 방문하기.
우선 큰 부담이 안 되는 은행대기석, 쇼핑몰 쉼터 그리고 공공기관 로비 등등, 움직일 수 있으면 폭염도 이기는 지혜다. 물론 책을 한권 갖고 간다. 너무 오래 있으면 눈치 보이랴 할 것도 없다. 우선 얼굴에 빙판을 깐다. 그러면 더 시원하다. 휴대폰을 갖고 있으면 더 좋다. 인터넷 속엔 내가 그리는 세계가 있다. 시원한 그림을 찾아 그 속에 빠져든다.

둘째: 명상과 자기주문
옛 사람들은 정말 신선과 비슷한 여유를 즐겨 찾았다. 그들은 파적(破寂)이란 말로 산속이나 또 조금 큰 개울가에 모여 고기를 잡거나 시를 읊으며 더위를 넘겼다. 그러난 현대에 와서는 호사스러운(?) 일로 비칠 수도 있다. 그리고 이 더위에 그곳까지 움직이는 일…, 그 고생스러움을 권할 만하지 않다. 그래서 대안으로 나는 명상을 권한다. 유태인들이 즐겨 들려주는 지혜서 가운데 이런 구절이 있다.

‘이 또한 지나가리니…….’

중복이 지나면 더위도 고개 숙인다. 하지만 아무리 맹렬한 더위라 하더라도 명상을 하자. 이 더위에 이 세상 모든 것이 불만스럽게 비춰질 수도 있다. 시간이 나는 대로 냉장고 속의 생수를 꺼내 마시면서 또 생각, 아니 명상을 하자. 불만스러운 세상을 향해 불균형의 비난을 퍼부어도 좋다.

‘이 또한 지나가리니…….’

종교를 가졌는가. 그리면 그 곳에 침잠하는 것도 좋은 피서법이다.

셋째: 취미에 빠져라
인간은 놀이의 동물이다. 옛날 옛적 사방에 나를 위협하는 짐승들이 살던 시절에도 사람들은 춤을 추고 노래하고 그림을 그렸다. 그것이 자신을 다른 동물들과 다르다는 자각을 심어주었고 오늘 날에 오락이니 엔터테인먼트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 두 팔이 없는 한 청년이 두 발로 기타를 연주해 교황을, 모든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장애인들은 감수성이 예민하다. 그리고 인내하고 참고 기다리는 삶에 익숙(?)하다. 스스로 극복하는 정신이야말로 장애인들의 자랑이다.

“더위야 물렀거라”
책을 읽어라. 그리고 세상을 직접 접하지 못한다고 낙담하지는 말자. 그리고 옆길로 빠지지 않고 자기중심에 서는 굳건한 정신을 배워라. 덧붙여 프로경기에 몰두하는 것도 더위를 이기는 힘이 된다. 더위를 먹더라도 끝까지 팀을 위해 달리는 운동선수들의 모습에서 더위를 이기는 정신을 본다. 육신의 장애 보다 더 무서운 것은 마음의 장애라고 생각한다. 남은 더위 각자의 입장에서 더 좋은 피서법을 찾아 서로 나누며 살기를 바란다.

 

장애우들의 막바지 폭염나기 관련 폭염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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