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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이 오빠’에게는 여동생이 있다.
작성자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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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이 오빠’에게는 여동생이 있다.

모현선

 

  ‘준이오빠’는 소리꾼이자 작곡자이며, 피아노 연주자인 최준 군을 여동생 윤선이의 시선으로 풀어낸 만화책입니다. 윤선이의 독백“나에겐 오빠가 있다.”로 시작하는‘준이오빠’는 늦된 아이로만 생각했지만 발달장애 판정을 받자, 그의 어머니는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매달려 봅니다. 하지만 무엇 하나 달라지는 건 없어 결국 장애를 인정하게 되고, 발달장애 아들을 보통 아이들과 함께 자라나게라도 해주고 싶어서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학교에 진학시킵니다. 배타적인 학교 교육과 집단 이기주의 앞에 여러 번 좌절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준이가 세상에 설 수 있도록 초·중·고·대학 16년의 학교생활 동안 아들의 그림자가 되어버린 어머니의 마음과 가장으로서 묵묵히 짊어져야 하는 부담에 머리털이 다 빠져버린 아버지의 마음, 그리고 가족들의 관심이 온통 오빠에게 집중되는 바람에 언제나 밀쳐져야 했던 여동생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남보다 예민한 청각을 가진 준이의 판소리 입문 과정과 준이에게 영감을 주었던 순간들은 음악이 되어 피아노를 치며 판소리를 하는 ‘피아노병창’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기도 하고, 일상의 순간들이 일기를 쓰듯이 수 백곡의 음악으로 만들어지는 놀라운 경험들이 잘 그려져 있습니다.
  “오빠와 우리 사이엔 문이 하나 있다. 우린 매번 오빠에게 그 문을 열고 우리가 사는 세계로 오라고만 했다.” 오빠의 공연을 지켜보며 내뱉는 윤선이의 독백은 발달장애인에 대해 깊이 이해할 기회가 없었던 독자들에게 작은 울림을 줍니다. 장애를 안고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의 삶마저도 장애인 건 아닙니다. 이 만화로 여느 사람들보다는 조금 다르고 늦지만, 특별하게 반짝이는 재능을 보인 한 청년의 이야기를 만날 것입니다.


준이오빠 이미지

준이 오빠 (한겨레출판사)

- 편집팀 추천 도서 -


  “준이 오빠”는 주인공인 발달장애인 준이 오빠의 여동생 시각에서 본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흔히 가족들의 시각에서 장애인을 다룬 책들을 보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형제자매의 시각에서 다뤄지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갖는 의미는 매우 큽니다. 단순히 발달장애를 이해하고 가족들이 겪는 아픔이나 성장을 보는 차원이 아닌 사회 내에서 한 사람으로 인지하고 형제자매가 겪는 경험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족은 모든 이들에게 매우 어렵습니다. 가장 나를 잘 아는 듯 하지만 사실은 잘 알려고 하지 않는 것이 가족입니다. 부모가 바라보는 자녀에 대한 마음과 형제자매가 부모에 대한 마음, 또 형제끼리의 마음이 모두 다 다릅니다. 우리는 그저 하나의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장애인을 이해하고자 합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함부로 “당연히 희생해야 하는 사람들”이라고 보는 관점을 치우고 공감하고 개인이 겪는 경험을 존중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더 보이는 것들이 많아지겠지요.
  아마도 이 책에서 여동생이 말하는 에피소드는 극히 일부일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러한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 볼 수 있다면 우리가 좀 더 장애인당사자에 대한 이해와 함께 가족, 형제자매로 공감과 이해를 확대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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