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러寶記(보기)
Home > 간행물 > 웹진 '통' > 이전호보기 > 둘러寶記(보기)
꿈을 향해 전진하는 청춘 | |
---|---|
작성자 | mgsoft |
첨부파일 | |
꿈을 향해 전진하는 청춘
박민영(통통기자단)
무더위가 기승했던 지난 8월, 이글이글 타올랐던 태양만큼 나의 시간도 열정적이었다.
평소 ‘시립서대문농아인 복지관’에서 언어치료를 받으며 봉사활동도 했던 나는 이번 여름방학 때 복지관에서 청각장애청소년을 위한 진로 캠프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전국의 청각장애 고등학생을 위한 ‘진로 캠프’였다. 복지관에서는 나에게 그 프로그램의 멘토 선생님이 필요하다며 멘토 선생님으로 일하러 와달라고 하였다. 기쁜 마음으로 참가의 뜻은 밝혔지만, 내심 걱정이 되었다. 내가 과연 청소년들의 멘토 선생님으로서 자격이 있는 건지, 잘 해낼 수는 있을지 하는 고민이 들었다. 그렇지만 부족하더라도 적극적으로 열심히 하는 선생님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캠프 당일, 이른 아침 설레는 마음을 안고 집결장소로 향했다. 복지관 선생님들과 먼저 만나서 짐을 나른 후 함께 수련관으로 갔다. 참가 학생들이 하나둘씩 입장하기 시작했고, 나는 참가 명단을 들고 청각장애학생들의 얼굴을 유심히 보면서 수화로 ‘이름이 뭐니?’라고 일일이 물어봤다. 한명한명 명단 체크 후 이름표를 나눠줄 때 받아들며 환하게 웃었던 학생들의 미소는 참 예뻤다. 마지막으로 내 이름표를 목에다 걸고 다 함께 캠프를 시작했다. ![]() 첫 번째로 진행된 프로그램은 ‘꿈을 그리다’였다. 이 프로그램은 도화지에 자기의 꿈이 무엇이며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를 채워나가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였지만, 반면에 꿈에 대한 확고함이 없었던 학생들은 그림 그리는 것조차 거부했다. 그런 학생을 본 나는 중학교 때 꿈이 없어 방황했던 기억이나 콧등이 시큰해졌다.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그 학생들의 옆자리에서 앉아서 그 학생들이 왜 그림을 그리지 않는지 이유를 물었다. 부모님의 반대로 못하는 학생들도 있었고, ‘청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한계를 느껴서 못하겠다던 학생도 있었고, 또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은데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학생들도 있었다. 그런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어떤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지 생각했다. 부모님의 반대로 못하는 학생들에겐 ‘부모님이 널 정말 사랑하여 걱정이 되서 반대를 하시는 거니 원망을 하기 보단 네가 확고한 꿈이 있고 그 꿈을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면 부모님이 너를 믿고 누구보다도 너의 꿈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주실 거야!’라고 얘기를 했다. 또 ‘청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꿈을 못 이루는 학생들에게는 그 꿈을 먼저 이룬 ‘청각장애인’선배 사례를 찾아서 보여주면서 ‘이 선배가 너처럼 이랬대! 참 멋있지? 그러니까 너도 할 수 있어!’라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또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은 아이들에게는 ‘내일 진행될 프로그램인데 잡월드에 가면 직업체험을 할 수 있대, 그러니까 거기 가서 네가 하고 싶은 걸 다 골라서 해보는 거야! 재미있겠지? 그러고 나서 결정하는 거야!’라고 했다. 그 학생들은 나의 이야기를 듣고 놓았던 펜을 잡고 도화지를 열심히 채워나갔다. 막연하고 두려워서 하기 싫었던 ‘꿈 그리기’ 시간이 즐겁고 재미있는 ‘꿈 그리기’ 시간으로 바뀌는 것을 두 눈으로 직접 보게 되어 참 좋았다. ![]() 저녁에는 조별 게임 프로그램이 있었다. 조별로 경쟁을 했는데 나는 목이 터져라 응원했고 학생들은 그 응원에 힘입어 게임을 열심히 했다. 열심히 한 보상으로 동그랗게 앉아 피자를 먹으면서 오순도순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루가 참 빨리 지나가서 아쉬울 정도로 너무 좋았던 날이었다. 오죽하면 잠들기 전에 환하게 웃었던 학생들의 모습이 생각나서 잠을 이루지 못 했다. 두 번째 날, 개인적인 사정으로 일찍 가야 했던 나는 정들었던 학생들을 두고 갈 생각에 마음이 참 불편했다. 애써 티는 안 내며 몰래 짐을 쌌다. 그리고 내가 담당인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취업한 청각장애 선배 두 명, 청각장애 대학생 두 명이 함께 멘토가 되어 프로그램을 진행을 하였다. 먼저 멘토가 이야기를 하고 학생들의 고민을 들은 후 그 학생들이 고민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다른 조에 가서도 똑같이 도와주는 내용이었다. 멘토의 역할이 제일 중요한 프로그램이어서 나는 막중한 책임감이 느껴졌다. 멘티 중 ‘일러스트’가 되고 싶어 하는 학생에게는 관련학과를 같이 찾아봐주었다. 부모님의 반대, 농인이라는 이유, 명확하지 않은 꿈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 멘티들에게는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꿈이 없어 방황했던 중학교 생할, 꿈이 많았지만 명확하지 않았던 고등학교 생활 그리고 입시 경험담을 들려주었다.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경청하던 학생들의 빛나는 눈빛에 압도되어서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프로그램이 끝나버렸다. 1박 2일 동안 박민영이라는 멘토는 참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멘티였던 학생들은 ‘선생님 사랑합니다!’하며 쪼르르 달려와서 안아주었다. 이 학생들이 나의 이야기 듣고 조금이라도 도움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경험을 통해 나는 앞으로도 이번에 만났던 학생들과 같은 청소년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
다음글 | 농인의 대학 생활 |
이전글 | SUMMER! 뭐하고 지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