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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에서 창경궁까지, ‘활짝 열린’ 서울의 봄을 찾아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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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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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에서 창경궁까지, ‘활짝 열린’ 서울의 봄을 찾아서
오준엽(통통기자단)
벚꽃으로 유명한 명소는 죄 좁은 길, 사람 가득이다. 전동휠체어나 안내견이 지나갈 공간은 넉넉지 않다. 하지만, 지금부터 소개할 서울 봄나들이 코스에는 턱도, 계단도, 급경사도 없다. ‘남산 오르미’와 케이블카를 타고 남산타워 꼭대기에 올라보고, 해가 떨어지면 화려한 조명 속 고궁을 방문해 보는 것도 좋다.
1. 남산 타워 (서울특별시 용산구 남산공원길 105 N 서울타워)누가 알았겠는가, 저 높은 남산이 휠체어 타고 가기 좋은 나들이 명소일 줄은. 말만 산일 뿐, 잘 다듬어진 관광 명소인 만큼 장애인 접근성도 뛰어난 편이다. 남산 주변에는 벚꽃과 개나리가 많아 봄나들이 장소로 제격이다.
![]() <벚꽃이 만개한 ‘N 서울타워’ / 짧고 굵은 남산 오르미, 엘리베이터처럼 이용>
명동역은 엘리베이터가 없으므로, 충무로역에서 내려 남산 오르미까지 이동한다. 오르미 탑승 후 약 5분이면 케이블 카 탑승장에 도착하는데, 그동안 통유리에 느긋이 기대 서울의 오래된 풍경을 감상하면 된다. 홍콩의 빅토리아 피크, 스페인의 몬주익 언덕 등 해외 명소에도 푸니쿨라가 운영되고 있지만, 서울 오르미만큼의 매력은 없다. 무엇보다 요금이 무료이다. 오르미의 맞은편 끝에 바로 케이블카 탑승장이 있다. 1층에서 티켓을 구입한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가면 된다. 티켓 요금은 장애인 편도 3500원, 왕복 5500원이다. 중증장애인은 우선적으로 탑승하며, 계단 옆의 휠체어 진입 가능 통로를 새로 열어준다. 탑승장 1층에는 남녀 장애인 화장실이 잘 설치되어 있다.
약 10분, 흔들거리는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면 다시 직원이 휠체어용 통로를 열어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나오면 타워로 가는 가장 예쁘고 빠른 길이 펼쳐진다. 나무 데크의 양 옆으로 셀 수 없이 많은 자물쇠들이 걸려 있다. 그 안에는 서로 사랑하는 이들의 이름이 하나하나 새겨져 있다. 이 사랑의 자물쇠는 프랑스 파리의 ‘퐁네프’ 다리에서 처음 시작됐는데, 지금은 서울 남산타워에 10배도 더 많은 자물쇠가 걸려 있다. 이쯤이면 우리 서울도 ‘사랑의 도시’라는 칭호를 받을 만하다.
드디어 서울의 꼭대기다. 타워에 오르기 전 왼쪽에는 전망대가, 오른쪽에는 팔각정과 봉화대가 있다. ![]() <꽃처럼 만개한 사랑의 자물쇠들, 겉보기보다 아름다운 의미>
주변 산책을 마쳤다면 2시 방향의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한 후 타워로 들어가면 된다. 1층에는 기념품점과 커피숍을 비롯해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휴게 공간이 마련돼 있다. 표를 보여준 뒤 엘리베이터를 타면 순식간에 꼭대기까지 올라간다. 이압 변화에 민감하다면, 엘리베이터를 타기 전에 미리 말하자. 참고로,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때 찍어주는 기념사진은 꼭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
남산타워에서는 해가 질쯤 내려오는 것을 추천한다. 타워에서 바라보는 야경보다, 밖에서 보는 타워의 야간 조명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남산 아래의 원조 왕돈까스집들은 접근성이 나빠 추천하지 않는다. 관광객들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성의가 없는 음식을 만원이 넘는 가격에 내놓는 곳이 많다.
2. 고궁 야간 개장 (종로구 창경궁로 185 창경궁)서울 시내에 봄철 특별 야간개장을 하는 궁궐은 창경궁과 경복궁이 있다. 관람시간은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이며, 입장 마감은 오후 9시다. 보통 인터넷으로 입장권을 미리 예매하거나 현장의 한정 발매를 기다려야 하지만, 장애인이라면 그럴 필요 없다. 정문에서 복지카드를 보여주기만 하면 (중증 동반 1인까지) 하루 입장 제한 인원과 별개로 즉석에서 입장을 허가한다. 요금은 물론 무료 경복궁과 창경궁은 2km정도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다. 창경궁은 혜화역이나 안국역에서 가는 것이 좋다.
문화재이기 때문에 접근성이 낮을 것이란 편견은 금물이다. 궁 내 모든 길목에 나무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어 휠체어 뿐 아니라, 보수 및 청소를 위한 소형 차량도 지날 수 있다. 장애인용 화장실 역시 잘 설치돼 있다.
해 질 쯤의 창경궁은 벚꽃과 호수,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들을 노을빛 아래 감상할 수 있다. 저녁 6시가 되면 켜지는 창경궁의 조명은 외부에 설치되어 건물 전체를 비춰주어 멋스럽다. 창경궁은 강점기 당시 일제가 ‘창경원’이라는 놀이공간으로 격을 낮춰 사용했다. 벚꽃나무들도 그때 심어진 것이라고 하는데, 창경궁으로 완전히 복원된 지금에도 남아 볼거리가 되어주고 있다. 창경궁은 비교적 작은 편이어서, 천천히 산책해도 30분이면 충분하다.
전국 봄꽃 순회 못지않게 알찬 서울의 봄나들이 코스. 택시나 자가용 없이 대중교통만으로도 충분히 접근 가능한 명소를 가볍게 소개했다. 평소 모르고 지냈다면, 이번 봄에는 반드시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겨울은 너무 춥고, 여름은 너무 덥고, 봄은 생각보다 짧으니 말이다.
![]() <밤 6시가 되자 켜지는 단청 아래 조명/해질녘 창경궁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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