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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날 유감
작성자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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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의 날 유감 >

 장애인의 날이 되면 어김없이 보도되는 기사들이 있다. 장애인은 가엾다거나 동정심을 보여야 한다는 등의 기사나 동영상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나마 없으면 정상인 누군가가 장애인에 대해 일말의 연민을 가질까도 회의적이지만...

그 흔한 이야기 속에 눈에 띄는 2개의 뉴스가 있었다. 하나는 연합뉴스 YTN이 보도한 것이고 또 하나는 한겨레신문이 소개한 기사였다. 우선 YTN의 기사를 간추려 본다.


키 182cm에 몸무게 100 kg이 넘는 건장한 체격의 19살 이균도 군. 부산 소년 균도는 한 달을 꼬박 걸어 얼마 전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발은 물집 투성이가 됐지만 자폐성 장애 1급인 균도는 아침이면 이렇게 다시 천진난만해 집니다. 잠시만 한 눈을 팔아도 사라지는 아들. 하지만 그동안 집과 학교 밖에 갈 곳이 없었던 아들을 위해 아버지는 손 꼭 잡고 먼길을 나선 것입니다. 균도의 서울 걷기 여정엔 같은 장애를 앓고 있는 동갑내기 친구 규리도 함께 했습니다. 자신처럼 장애가 있는 친구들을 위한 복지 정책이 만들어 지길 바라는 행진입니다. 군도군의 아버지는 “현재의 장애인 복지 정책은 성인과 기초생활 수급자 중심이어서 장애 아동이 받는 혜택은 극히 적다. 그렇다고 장애 아동들이 아동 복지법의 보호를 받을 수도 없어 교육비와 치료비는 감당을 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합니다. "30분 수업하는데 5만 원, 10만 원 씩 언어 치료 하는데, 그것도 기다려야 한대요. 저는 아예 그런 데 보낼 엄두도 못 냈어요." 라고 규리군의 어머니는 말했습니다. 결국 학교에 가 있는 시간 외에는 아이들은 온전히 부모의 몫이 됩니다. 학교에서도 방과후 수업을 늘리려고 하지만, 턱 없이 모자라는 예산이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이균도 군 아버지는 "아들이 이 사회에서 살게 해주세요." 라고 말을 맺었습니다.

 
그날,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한 복지공장을 찾아 그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장애인의 취업이야말로 가장 큰 복지”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날 다른 한 쪽에선 전동 휠체어에 올라탄 많은 장애어른들이 정부에 대해 갖가지 요구를 내놓았다고 한다. “차라리 장애인의 날을 철페하라.”고.

삼성전자가 올해도 어김없이 장애인들에게 전자교육을 실시한다. 3개월간 합숙훈련을 끝내면 모두 기흥단지에 취업할 것이라고 한다. 아마 이런 확실한 교육과 취업을 해주는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한 것일까?

다음 기사는 한겨레신문이 보도한 내용입니다.


“우리 딸, 모델료 받아야겠다!”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최경혜(36)씨가 함박웃음을 지었다.뇌병변 장애 1급인 딸 박지연(13·사진)양이 로봇 보행훈련 기기와 함께 걷기 연습을 하는 중이었다. 키 140㎝가량에 마른 체구이지만 딸은 뇌성마비를 앓는다는 걸 알아차리가 어려울 만큼 바른 자세로 걷고 있었다. 지난해까진 휠체어에서 일어나본 적도 없는 아이였다.26일 어머니 최씨는 7년 전 일을 떠올리면 지금도 눈물이 난다고 했다. “우리는 못 걷는 아이는 못 받아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특수학교를 찾아갔던 날, 담당 교사는 한마디로 거절했다. 걷기는커녕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딸을 등에 업고 경북 안동시내 이 학교 저 학교를 찾아다녔다.소도시에서 장애 어린이를 돌보는 일은 어려웠다. 입원해 진료 받을 수 있는 병원도 없었다. 사용하지 않으니 자꾸만 안쪽으로 틀어지는 딸의 다리를 바로잡아주고자 그는 마침내 지난해 2월 서울로 향했다. “뇌성마비 아이들을 로봇으로 치료하는 병원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는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서울재활병원을 찾았다.

 

장애자녀를 키우는 부모의 심정이 잘 담겨져 있는 뉴스들이다. 선천성 장애아동은 사실상 적다. 더욱이 후천성 장애인들이 많이 등록되면서 어린이 장애아동의 처지는 더욱 왜소(?)해지는 것 같다. 그러나 장애인 지원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물론 초등학교 정도의 후천성 장애아동을 포함해 우리의 장애아동에 대한 배려는 여전히 바닥을 기는 실정인 것이 사실이다.

자동차 보험만 하더라고 윤화를 입는 환자의 처리는 “정상수준이 되는 선”에서 치료가 행해진다. 하지만 그것으로 보험의 의무가 다 완료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 마찬가지로 장애아동의 교육은 장애아동이 사회에 진출해 한 사람들의 정당한 대접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장애아동의 교육은 부모의 헌신적인 뒷바라지와 교사의 희생적인 교육, 그리고 사회와 정부의 끊임없는 지원이 한박자로 이뤄져야하는 것이라고 본다. 도움을 주는 정부는 “앉아서 기다리는” 현행 정책에서 “찾아서 부축하는” 현장중심의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조언하고 싶다.

그리고 목발이나 보조기 수준의 기술개발이 아니라 하이테크 선진국에 버금가는 의료보조기구의 개발도 서둘러야 한다고 본다. 그건 물론 장애아동 뿐만 아니라 후천성 장애어른들에게도 필요한 정책지원이 될 것으로 본다. 좋은 기술은 다방면의 연쇄효과를 가져온다. 정부의 시책이 장애인이나 장애아동의 부모들이 눈높이로 돌아올 날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지 않을까? 


전동성 자유기고가 전 경향신문 편집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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