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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신(立身) 제1조 - 어린이들 ‘공부합시다’
작성자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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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신(立身) 제1조 - 어린이들 ‘공부합시다’>
 
 
 
 
 
왜 공부해야 할까? 몸도 마음도 여리고 가누기조차 힘든데...
공부는 내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가르친다. 다시 말하면 “나는 장애인이다.”라는 것을 먼저 인정하는 것이 공부다. 나는 다른 건강한 아이들과 다르고 다른 건강한 아이들과는 차별되게 생겼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장애는 생후, 엄밀히 말해서 엄마 뱃속서부터 시작해 10세미만 사이의 성장기 발육장애, 즉 소아마비 언어장애 그리고 자폐증 등 지각장애를 포함해 발육기 장애라고 할 수 있으며 그 이후 발육이나 지각이 어느 정도 구성된 이후 사고 등으로 발생한 장애를 후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장애아들은 성한 아이들 속에 묻혀 살면 거의 자폐상태로 되거나 주눅 들어 왕따가 되기 일쑤이다. 그러한 경우 부모들도 역시 자폐상태가 되거나 울컥 화가 치밀기도 한다. 그걸 이기기위해선 부모도 역시 공부해야 한다. 내 아이는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애아들의 부모들은 다른 사람보다 더 한 마음의 고통을 안고 살아간다. 자신의 업(業)아라며 가슴을 쓸어내리거나 아예 포기하기 십상이다. 왜 그래야만 할까?
 
장애아는 평생 보듬고 감싸고 유모차에 태워 보낼 수 없다. ‘로렌조 오일’이란 영화가 생각날 것이다. 희귀병에 걸린 아이를 위해 자신을 내던진 어머니의 절절한 투쟁을 그린 영화라고 생각한다. 내가 아는 어느 자폐아의 어머니는 아이가 발작하면 자신도 발작한다. 그래서 그 어머니는 자신도 가눌 수 없도록 바짝 말라 이웃이 보기에도 안쓰럽다. 그래야만 할까?
발육기 장애아를 지닌 부모의 심정은 항상 자신을 극한상태로 까지 몰아가지만, 그것은 결국 자신과 아이를 위해 아무 도움도 안 된다. 그래서 자신의 아이가 장애라고 판단되면 부모는 긴 극복의 길을 떠나야 한다. 그 길을 가기위해선 자신이 먼저 공부하라는 것이다. 공부란 다른 것이 아니다. 아이와 끊임없는 사랑의 대화를 시작하면서 자신의 아이에게 어떤 가능성이 있느냐는 것을 세심히 관찰하고 기록하는 길이 우선이라고 권하고 싶다.
 
장애를 벗어나는 것은 주어진 육체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음의 장애를 극복하는 것이 불가결한 길이다. 그것을 관찰하고 감싸 안고 기록하자는 것이다. 어린 장애아에겐 명백한 인생의 지침이 있을 리 없고 더욱이 목표도 생겨날 수가 없다. 그래서 부모는 아이에게 그 씨앗을 심는 작업을 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길을 아이와 함께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험한 길이자 고통이 수반된 형극의 길이 분명할 것이다. 어떤 씨앗을 심을 것인가? 그것을 심으려면 부모는 세속의 거창한 목표를 생각하면 안 되리라고 본다. 그런 목표는 성인들의 몫이다.
 
자신의 아이야 말로 천재이거나 수재라고 생각한 적은 없을까? 발육기 장애아들은 특정감각이 누구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일반 정상적인 아이들은 주변에 뒤섞여 그 천부적인 지혜가 삭아가고 있다면 발육기 장애아들은 그 반대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무언가 특출난 곳이 있다’고 믿어 보자는 것이다.
 
활을 쏘는 장애인들이 있다. 휠체어에 탄채 과녁을 향해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 하는 장애인 궁사들이다. 다른 정상적인 궁사들이 더큰 세계대회를 겨눌 때 그는 국내대회를 겨눈다. 목표가 있으니 남보다 더 많이 활을 쏘고 남보다 몇백배 더 팔힘을 기를 것이다. 목표가 있는 그들은 행복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 뒤에는 흐믓하게 바라보는 어머니와 아니면 함께 가슴조리는 아내가 있다면 틀림없으리라.
 
 
 
발을 손처럼 사용해 타이어를 교체하는 한 남성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인터넷에서 화제다. 주인공은 선천적으로 양팔이 없는 상태로 태어난 장애인 궁사(弓士) 맷 스터츠만(29). 그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 출전할 미국 양궁 대표팀의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미국 내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인물이다.
 
▲ 선천적으로 양팔이 없는 상태로 태어난 장애인 궁사(弓士) 맷 스터츠만.

 
영상에서 스터츠만은 발가락을 손가락처럼 활용해 앞뜰에 주차된 자신의 자동차 타이어를 몇분만에 교체하는 놀라운 모습을 보여준다. 너트, 볼트와 전동공구를 일반인보다 더 능숙하게 다루는 모습이다. 물론 주위에서 도와주는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외신에 따르면, 스터츠만의 인생은 투쟁의 연속이었지만 그는 매번 그 고비를 불굴의 의지로 이겨냈다. 그 단적인 예가 18세 때 운전면허를 따낸 사건이다. 스터츠만은 16세 때 다른 친구들처럼 면허를 따려 했으나, 지역 운전면허제도에 팔 없는 장애인은 면허 취득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2년간의 법정 투쟁을 거쳐 기어이 면허를 따냈다. 그는 왼발로는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을 다루고, 오른발로는 핸들과 기어, 방향지시등을 조작하는 방식으로 운전한다.스터츠만의 모친은 “맷은 다른 사람들에게서 장애인 취급을 받는 것을 못 견뎌 했고, 매번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보였다. 그는 자신을 장애인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선천적으로 양팔이 없는 상태로 태어난 장애인 궁사(弓士) 맷 스터츠만(29)이 자동차 수리하는 영상캡처 화면.

양궁 올림픽 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있는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이런 글을 남겼다. “내가 처음 활과 화살을 본 것은 16세 때였다. 나는 완전한 인생을 살 것이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하는 모든 것을 다 할 것이다. 나는 한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될 것이다. ‘팔 없는 사람 중 최고’가 아닌 진짜 세계 최고가. 그게 나를 살아가게 하는 힘이다.” <조선닷컴 2011-06-22 전재>
 
이것은 한 사나이의 자기인생 개척이야기이다. 물론 육체적장애를 이겨낸 궁사의 일이지만 장애어린이의 부모로서도 좋은 예일 것이다.
장애어린이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야한다. 그리고 그 부모는 후견인이자 동반자라는 자격을 버리지 않는다면 그 어린이는 당당히 성인과 나란히 설 수 있을 것이기에 완성된 인생은 스스로 개척해 스스로 차지해야 한다는 것을 재삼 부각시키고 싶다.
좌절하지 마라. 그리고 멈추지 마라.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라. 무엇이 되고 싶으냐고 물으면 ‘내가 되겠다’고 하라.
그리고 그 ‘내’가 무엇인지 가슴 속에 묻고 그대로 그것에 매달리고 당부하고 싶다. 그 ‘씨앗’은 부모가 심어주는 것이다.
 
전동성 (자유기고가. 전 경향신문 편집부국장.지체장애 3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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