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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력을 키워 주는 것들
작성자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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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력을 키워 주는 것들
 
 
 
지난 9월은 장애인 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뉴스의 관심을 끈 두 개의 사건이 있었다. 하나는 영화‘도가니’였고 다른 하나는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이었다.우선 영화 ‘도가니’는 광주인화학원의 농아장애인들을 성추행한 교사들에 대한 이야기로 아직까지도 여론의 관심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정치권의 관심을 증폭시키면서 점차 장애인 복지문제의 틀을 벗어나 정책의 문제로 번져 ‘정치적 이슈’로 탈바꿈되는 현상마저 보이고 있다. 이에 비해 ‘장애인기능올림픽’은 뉴스의 중심이 아니라 변방에서 머물다 지금은 언론에서 사라진 이슈가 되었다는 씁쓸한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잔치는 끝났지만 뒷이야기가 너무나 없다. 잔치의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는 것도 몇 개 되질 않는다. 한 마디로 ‘먹을 게 없는 잔치’였다는 것일까?
푸짐한 잔치는 푸짐한 화제를 내놓는다. 주인의 이야기에서 객으로 참석한 손님들의 이야기까지, 주민들의 흥미를 끄는 온갖 이야기들이 나와야 잘 차린 잔치가 되기 마련이지만...
5연패를 했단다. 그러나 그 언론보도내용을 보면 너무 빈약하다. 5연패를 한 주인공들이나 그들이 뛰었던 종목에서 어떻게 해서 그와 같은 영광을 일궜는지는 없다. 잔치를 주최한 곳에서도 아무런 이야기도 나오지 않고 있다. 잔치가 끝났으니 ‘먹을 건 모두 먹었으니 이젠 천막 걷자’는 말인가?
 

 
행사도 기사이다. 기사의 기본은 ‘누가 무엇을 언제 어디서 왜 어떻게’라는 이른바 6가원칙(5W1H)이 지켜져야 한다고 언론 교과서는 말한다. 바로 홍보의 문제를 끄집어낸다 해도 주최측은 할 말이 있을까... 행사 시작의 중요성은 요란스럽게 잘 알렸으면서도 행사 뒤의 마무리 홍보는 어물쩍하고 넘어가도 괜찮은 걸까? 그래서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5연패라면 대단한 이야기인데 장애인들의 대회라서 그런 것일까? 그렇지는 않겠지, 설마해도...
뉴스의 중심은 사람이다. 사람이야기는 사람들에게 가장 궁금한 것이기도 하고 또 남의 이야기를 통해 많은 정보와 교훈을 얻는다고 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린 장애인기능올림픽이라면 장애인가족들에겐 특히 궁금증을 더할 것이다. 어느 장애인이 어떻게 해서 메달을 땄고 어떤 땀을 흘렸는지 알고 싶을 것이다. 그리고 일반인에게도 장애인의 피나는 고통이 가감없이 전달될 수 있는 가장 좋은 이야기가 바로 감동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린 잊지않고 있다는 것이다. 메달이나 순위도 중요하다. 하지만 좌절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우리에겐 귀중한 경험담이 되리라 생각한다. 게다가 외국에서 온 장애인들의 성공담이나 현지의 사정은 더더욱 값진 이야기가 되리라.
장이 끝나면 썰렁해지는 마당이 아니라 다음 장을 위한 귀중한 자료들이 잔치 뒤에 흩날리는 종이쓰레기처럼 바람에 어디론가 사라진다면 왜 잔치를 벌여야 했나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한다. 아마 주최한 사람도 그런 점은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믿어보고 싶지만...
 
 
잠재력은 인간의 가장 큰 축복이자 가능성이다. 신체뿐 아니라 정신에서도 큰 원동력이 된다. 작은 정보들, 보잘 것 없는 잡다한 정보들, 그것들이 모여 큰 정보가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해주고 또 그렇게 작업하기를 바란다. 그들의 희망과 땀젖은 눈동자에서 내일을 위한 잠재력을 읽을 수 있다면 장애인들에게도 내일을 더 빨리 전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아니 확신이다. 그들의 이야기가 책으로 묶여 나올 수 있게 홍보의 뒷마무리를 할 수는 없을까?
10월의 파란 하늘이 더욱 파랗게 느껴지는 것은 필자만의 감흥일까?
다음 9회 장애인기능올림픽은 핀란드에서 열릴 예정이다. 유럽의 경제사정이 어려워 확실한 개최여부는 불투명해졌다고 하지만, 서울대회의 모든 성과가 하나의 완벽한 자료로 정리되어 보존된다면 아마 다음 개최국에서도 좋은 참고가 되고 또 장애인고용의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 분명하리라 생각한다.
 
전동성(전 경향신문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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