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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어린이 부모님들께
작성자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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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어린이 부모님들께
 
 
 
#1.
 
오는 20일은 제32회 장애인의 날입니다.
매년 한차례씩 무심한 듯 넘어가는 기념식이지만 “사람답게 살고 싶은 날”이 되었으면 하는 장애인과 그 가족의 소망은 갈수록 짙어집니다.
그리고 지난 2일은 ‘세계 자폐증 장애 인식의 날’이었습니다.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넘은 자연이 봄이라는 계절이 되면 다시 소생하듯이 장애우들은 역시 자신들도 ‘잊혀지기 싫은’ 존재들임을 이 날을 빌어 기원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여기 두 지적장애우 사서(司書)들의 이야기를 모아 봅니다. 어쩌면 장애어린이들에게 바치고 싶은 내용이라고 하면 좀 그렇지만 부모님들은 한번 읽고 생각하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 사진(좌상) : 지적장애를 가진 도서관 사서 유원호씨(세계일보 제공)                      
    최초의 지적장애 도서관 사서보조원 강원식씨(조선일보 제공) : 사진(우하) ▼
 
 
#2. 지적 장애 도서관 사서 유원호씨. 
"ㄱ569ㅅ, ㄱ569ㅅ…."
 유원호(21)씨는 한 권의 책을 서가에 꽂으며 청구기호를 수백 번도 더 되뇌이고 있었습니다. 이동식 책장에서 책을 꺼내 청구기호를 확인하고, 서가 양 옆에 붙은 기호를 다시 확인한 뒤 서가에 꽂고... 그는 쉬지 않고 청구기호를 중얼거리며 책과 서가의 청구기호를 확인하고 또 확인하곤 하더군요. 그의 행동에서 군더더기를 찾아보기 어려웠죠.
 4월2일 '세계 자폐증 장애 인식의 날'을 맞아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종로도서관에서 일하는 원호씨를 만났습니다. 170㎝ 정도의 키에 훈남 스타일의 평범한 사서로 보이는 그는 '자폐성 장애 1급' 장애인입니다. 이 장애는 전 영역에 걸친 발달장애로 사회성의 결여, 정신지체, 언어장애 등을 동반하는데, 국내에는 약 4만명이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기자가 원호씨에게 다가가자 청구기호를 되뇌던 입을 다물고 순간 당황하는 모습이었습니다만, 잠시 침묵이 흘렀습니다. 사전에 인터뷰 약속을 수십 번도 더 확인했지만 평소와 다른 돌발 상황에 스스로 납득하는 시간이 필요한 듯 보였어요.
 그는 지난달 2일 서울시교육청과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함께 실시한 '커리어 점프 희망일자리 프로젝트'를 통해 이곳에 정식 취업해 지난 5개월간 인턴 교육 등을 거쳤습니다. 46명의 자폐증 장애, 지적장애인들도 이 프로그램으로 취업에 성공했다고 하더군요.
 "도.서.관.이.좋.아.요.", "힘.들.지. 않.아 …."
 원호씨는 느리지만 '또박또박' 힘차게 답했습니다. 그는 서가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듯 도서의 청구번호를 보면 반사적으로 몸이 서가로 향한 답니다. 자신이 움직여야 하는 동선이 정확히 짜여 있다는 느낌이었죠. 동료 사서들은 "원호씨가 정말 꼼꼼하게 일을 잘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자폐성 장애는 스펙트럼 장애라는 용어를 사용할 정도로 개인에 따라 특성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원호씨의 경우, 어릴 때는 흥분하거나 화가 나면 공격적인 행동이 나타나곤 했답니다. 대부분 자폐성 장애인처럼 원호씨도 돌발적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이 크게 떨어졌죠. "어릴 적엔 우산을 세로로 받쳐주면 바람이 불어 옆에서 비가 들이쳐도 그냥 우산을 똑바로 들고 있었어요." 라고 어머니 배미영(47)씨가 전했다. 지금은 치료를 통해 거의 사라졌고, 언어성 장애만이 남아 있답니다.
 원호씨는 매일 집에서 1시간이 더 걸리는 도서관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해 혼자 출퇴근합니다. 5호선 발산역에서 타서 종로3가에서 3호선으로 갈아타고, 경복궁역에서 내립니다. 원호씨는 수개념과 암기 능력이 뛰어나, 출근하는 전철 시간과 이동거리까지 놀랍도록 정확하게 기억한다고 합니다. 어머니 배씨는 "자폐아가 있는 가정에 희망이 될 수 있으면 하는 마음으로 취업 인터뷰에 응했다"면서 "사회적 편견 때문에 힘들었던 일은 헤아릴 수 없이 많았어요. 원호처럼 자폐증이 있는 친구들이 계속해서 사회로 나와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사회적 편견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최지숙 평가사는 "자폐성 장애인은 다양한 특기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원호처럼 수개념이 뛰어나다든지, 암기가 뛰어나다든지 해서 적재적소에서 좋은 재원으로 일할 수 있는 자질이 충분해요."라며 자폐증 장애인이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늘어나길 바란다"고 희망했습니다.
-자료: 세계일보 세계닷컴 에서
 
#3. 어느 지적 장애 사서(事書) 청년의 입지
정신지체장애인으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2010년 도서관 사서보조원에 채용된 강원식(23)씨가 평생 도서관에서 일할 수 있게 됐습니다.
 강씨가 도서관에서 일하게 된 사연은 2010년 6월 28일자 조선일보 A1면에 '장애를 껴안으면 능력이 보입니다' 시리즈의 대표 사례로 보도되면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이 기사를 본 경기도는 그해 관내 도서관 144곳에 자폐증 장애인을 한 명씩 인턴으로 배치했고, 이 공로를 인정받아 강씨는 작년 장애인고용촉진대회에서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답니다.
 경인교대 경기캠퍼스(안양) 도서관에서 근무 중인 강씨는 그동안 1년 계약직으로 두 번 계약을 연장했지만, 지난 3월부터는 무기계약직이 되었으며, 무기계약직은 1년마다 계약을 하되, 사실상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라고 합니다.
 이 소식을 들은 강씨는 "도서관 재밌어요. 좋아요"라고 했다. 어머니 김형순(51)씨는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좋다'는 말이 담담해 보이겠지만, 아들이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찬사"라며 "무기계약직이 뭔지 잘 모르는 원식이에게 '그렇게 좋아 죽는 도서관에 계속 일할 수 있다'고 했더니 '도서관 좋다'는 말을 열 번도 더 하더라"고 전했습니다.
 장애 2급의 자폐증 장애인인 강씨는 매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동안 신간이나 반납된 책 500여권을 제자리에 정리합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09년 장애인 직업교육기관인 '해솔학교'에 입학했을 때, 한 교사가 약 정리를 잘하는 강씨를 보고 "사서 보조 일에 적합할 것"이라며 경인교대 도서관에 추천해준 것이 계기였다고 합니다. 도서관 측은 7개월간 실습시켜 지켜본 뒤 금년 4월부터 강씨를 비정규직으로 채용했습니다. 그는 이제 이 대학의 ‘명물사서’로 통합니다.
-자료: 조선닷컴에서.
 
#4.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장애 어린이 부모님들, 어떻게 생각하세요.
장애도 껴안으면 능력이 보인답니다. 장애어린이들은 집중력이 남다르다고 합니다. 그 집중력을 키워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시죠. 그럼 자녀들은 그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찾아 자신을 키웁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이것은 내가 할 수 있다는 존재의 가치를 찾는 것입니다. 장애는 벽이 아니라 장해물인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그 장애물은 넘을 수 있는 것입니다.
장애 어린이 부모님들,
혹시 부모님들 스스로 먼저 포기하고 계신 것은 아니신지…. 포기는 절망으로 이어지고 절망은 세상의 끝으로 가는 길입니다. 부모님들의 자녀가 가지고 있는 장애는 여러분들의 탓도 잘못도 아닙니다. 가다가 좀 심하게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것으로 치부하라면 제가 함부로 말씀드린 게 아닌지 걱정스럽습니다만, 사실이 그런 거죠. 저는 먼저 자녀들의 재능을 찬찬히 살펴보고 그리고 기다리는 인내가 다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참 지루하고 속이 상하는 지켜보기’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내 아이는….’하는 믿음이 우선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군요. 포기하지 마십시오. 자녀들은 분명히 재능을 감추고 있습니다. 다만 그 싹이 틔어질 시기가 늦을 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생각의 장애를 넘어 따뜻한 사회로.” 이번 장애인의 날 구호입니다. 맞춤장애는 먼저 부모님들께서 시작하십시오. 내 자녀에게 맞는 ‘장애 극복’을….
감사합니다.
 
전동성(자유기고가. 전 경향신문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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