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똑바로寶記(보기)

Home > 간행물 > 웹진 '통' > 이전호보기 > 똑바로寶記(보기)
게시글 상세보기
어딘가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 로트렉과 김기창과 쿠사마 야요이를 위하여
작성자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
첨부파일
 
 
어딘가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
로트렉과 김기창과 쿠사마 야요이를 위하여
 
 
김서연(Art Director)
 
장애 문화예술인의 발굴 기준은 무엇보다 편견 없는 창의력에 두어야
“장애인이 이 정도면 잘했다”거나 "장애인이니까 배려차원에서 한 자리 내어 주자" 는 생각은 배려가 아니라 호의로 포장된 또 다른 편견이며 차별입니다. 장애 문화예술인의 발굴 목적은 장애인들끼리 할 수 있는 소일거리를 만들어 주기 위함이 아닌 장애와는 무관하게 개인이 가지고 있는 재능으로 자립하도록 돕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 주기 위해서 입니다.
 
그들의 작업을 바라보는 비장애인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이뤄낸 장애 작가들의 노력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는 소양을 지녀야겠지만, 동시에 장애 작가들을 후원하고 발굴하는 기관에서는 비장애 작가들을 향한 기준과 다르지 않은 객관적 시각으로 장애 작가들을 바라보며 채워야 하는 부족함과 필요한 도움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일반적인 다른 문화 행사와 달리 장애인 관련 행사는 왜 대부분 자선 차원의 이벤트로 여겨지고 있는지 또한 한번쯤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예전에 비해 여러 가지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기는 하나, 여전히 일부러 시간을 내어 찾아가 보고 싶은 공연이나 전시라고 하기에는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행사를 주관하는 측이나 관람하는 측 모두 장애인 행사에 대해서는 필요 이상의 관대함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 좀 더 일찍 준비하고 장애를 가진 아티스트가 원하는 작업을 하기에 혼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면 물심양면으로 돕되 완성도가 낮은 결과를  "장애인이니까…" 로 덮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전문 인력을 활용한 장애 문화예술인과의 시너지 효과
아티스트 개개인의 역량을 십분 발휘하고 그 결과물을 가장 효과적으로 소개하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의 참여가 큰 도움이 될 것 입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장애에 대한 전문 지식이 상대적으로 낮은 예술계의 인력들이 장애인들만의 특수한 상황을 헤아려 돕는 것이 어렵지 않을까 우려 할 수도 있겠으나 근본적으로는 모두 자신의 한계를 넘어 끝없이 창작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경험을 기반으로 한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취미생활을 넘어 보다 전문적인 작가의 길로 들어서는 과정에 객관적인 평가와 일반 대중의 취향에 대한 이해는 앞으로의 발전을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조건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장애 작가들의 활동 범위를 단순히 개인적인 만족을 위한 작업의 단계를 지나 제품으로 개발되고 상품화 되는 지점까지로 넓혀 생각해 본다면, 단지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비장애인 예술가의 멘토링 뿐 아니라 예술계의 동향을 예민하게 파악하고 있는 큐레이터 혹은 디자인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참여 또한 이전에는 보기 어려웠던 시너지 효과를 기대 할 수 있는 긍정적인 조합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브레들리 타임피스>1)

이미지 출처: 헤럴드 경제뉴스 2014.04.09.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40409001306&md=20140412005306_BL)
 
비장애인으로서는 알 수 없었던 장애인의 생각과 필요를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생산적인 제품으로 탄생시키고 전문가의 도움 없이는 얻기 어려웠던 전문 지식을 더해 장애인 작가가 한 단계 더 성장 할 수 있는 상호 보완의 지원이 가장 이상적인 발전의 틀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기대하는 장애 예술인을 위한 사회 지원은 기본적으로 선입견과 편견 없이 서로 주고받는 이해와 배려입니다. 단지 한 쪽이 다른 한 쪽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 것으로 끝나는 시스템이 아니라 각자 서 있는 위치와 시각이 다름을 함께 발전 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삼아 장애인들이 본인이 지닌 가치에 대해 좀 더 큰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 본 기사는 지난 5월에 발간된 『웹진 통(通)』 제50호 ‘똑바로 보기’ 코너에 시리즈로 연재되었습니다. 관심 있으신 독자께서는 해당 호 기사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다음글 “우린 그냥 친구예요”
이전글 어딘가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 로트렉과 김기창과 쿠사마 야요이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