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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의 외침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
작성자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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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의 외침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

박준범(YTN 라디오 PD)
그들이 처음 공산주의자들에게 왔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자주의자가 아니었기에
그들이 사회민주당원들을 가두었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회민주당원이 아니었기에
그들이 노동조합원들에게 왔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기에
그들이 유대인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기에
그들이 내게 왔을 때
나를 위해 말해 줄 이가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이 시는 마틴 니묄러라는 독일의 목사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것으로 제목도 “나치가 그들을 덮쳤을 때”, “그들이 내게 왔을 때”, “그들이 처음 왔을 때”, “그들이 왔다” 등 여러 가지로 전해오고 있습니다. 마틴 니묄러는 1892년 독일 리프슈타트에서 태어난 루터교회 목사이자 신학자였는데, 니묄러는 생각과는 달리 반공주의자였기 때문에 처음에는 히틀러가 등장했을 때, 히틀러 지지자였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하지만 히틀러의 나치즘에 환멸을 느끼고 히틀러를 반대하는 독일 성직자 그룹의 리더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 시는 밀턴 마이어에 의해 1955년 <그들은 자신들이 자유롭다고 생각했다>라는 책에서 인용되면서 1960년대 말 미국의 사회운동가들에게 널리 퍼졌다고 합니다. 니묄러가 처음 이 시를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니묄러가 여러 연설에서 이 같은 취지의 말을 했고, 추후 이러한 내용을 엮어 정치적 무관심을 경고하거나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인용되는 한 편의 시로 탄생하게 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장애인, 시민사회, 녹색당, 정의당 등 총 228개 단체가 모인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이 지난달부터 총 30일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장애인 수용시설 폐지 공약 이행을 외치며 1인 시위를 펼치고 있습니다. 연일 33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 1인 시위를 지속하는 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했지만, 애초 대선 공약으로 약속한 장애등급제 폐지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없이 선언적 수준의 ‘단계적 폐지’만 담았기 때문입니다. 또,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의 경우도 내년 주거급여 폐지 외에 생계와 의료 급여에 대한 내용이 빠져 있으며, 수용시설 폐지 또한 구체적 계획이 담겨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을 지나면서, 광화문역사 지하에서 5년 동안 지속된 농성장 앞을 지나면서 우리가 침묵한다면, 그들이 내게 왔을 때 나를 위해 말해줄 이가 아무도 남아 있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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