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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여, 우리에게 부끄러움을 알게 하소서
작성자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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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여, 우리에게 부끄러움을 알게 하소서
- 장애인과 어린이 이용해 이익을 추구해 온 목사와 신부를 돌아보며 -

최문정(프리랜서)
가장 낮은 곳을 착취한 두 종교인
지금 대한민국의 가장 강력한 종교는 기독교도, 불교도, 카톨릭교도 아닌 ‘돈교’이다. 얼마 전 SBS는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종교를 활용하여 자신들의 배를 불려온 두 종교인의 ‘수상한 행적’에 대해 보도했다.
두 종교인은 허위 경력서를 만들어 ‘전북장애인자활지원협회’라는 장애인 복지시설을 설립한 뒤에 후원금 명목으로 3억 여원을 가로챘으며, 의료 면허도 없이 장애인과, 어린이, 그리고 일부 남성의 성기에도 봉침을 시술해 자신들의 배를 불려 왔다. 뿐만 아니라 이모 목사는 자신이 미혼모이며, 5명의 아이들을 입양해 홀로 키우는 것처럼 홍보해 자신이 마치 ‘날개 잃은 천사이며 한국의 마더 테레사’인 것처럼 포장해 왔고, 김 전 신부는 밀양 송전탑, 쌍용자동차, 위안부 할머니 문제 등 사회 정의를 구현하고 사회적 약자를 위해 헌신해 온 것처럼 하면서 이 모 목사와 ‘부정한 관계’를 맺어온 것이 문제가 되어 신부 자리를 내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자신들의 사기 행각을 감추기 위해 ‘종교’를 철저히 활용해 왔다했다. 김 전 신부는 ‘남 수단의 슈바이처’였던 고 이태석 신부를 내세웠으며, 이 모 목사는 장애인들의 임종과 미혼모들을 돕는 다는 목적으로 대한예수교 장로회에서 선교목사 안수를 받았다. 이 모 목사는 방송에서 “더 낮은 자, 정말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돌보겠다는 그 의지 하나로 지금까지 왔기 때문에 잘 못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이 두 사람이 운영하고 있는 시설에는 5년간 4억 7000만원의 국고 보조금이 지원됐으며, 기부금 및 후원금 3억 여 원도 가로챘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가장 낮은 곳에서 빈 몸으로 왔다 빈 몸으로 간 두 종교인
마리안느와 마가렛이라는 오스트리아 두 수녀가 있다.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간호대학 동기였던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1962년과 1966년 소록도 병원에 자원 봉사자 자격으로 차례로 입국해 각각 43년과 39년 간 한센인들을 치료하고 한센인 자녀 영아원 운영, 재활치료, 의료시설 모금 등의 활동을 펼쳤다.
두 수녀는 무보수로 한센인들과 그 자녀들을 위해 헌신해 깊은 감동을 줬으며, 한센병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고 한센병 환자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은 1962년 달랑 가방 한 개만 들고 소록도에 들어왔다. 그런데 지난 2005년 건강이 악화되자 주변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염려하면서 편지만을 남긴 채 그 때 들고 온 가방 한 개를 들고 조용히 떠났다.
세상과 완전히 격리된 체 ‘사람’으로서의 삶을 거부당해왔던 한센인들에게 이들은 ‘온전한 사람’으로 대접해 주었다. 한국의 의료진은 물론 종교인들도 그들을 만질 때는 장갑을 끼고 만졌는데, 이 두 여인은 맨 손으로 그들의 상처를 보살피며 그들의 몸과 마음에 난 상처를 어루만져 주었다. 그러면서 항상 봉사자들과 의료진에게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대할 것을 요구하였고, 차트를 보고 치료하지 말고, ’손과 발‘로 치료할 것을 늘 당부했다고 한다.
이들은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을 ‘돈 벌이 수단’으로 삼지 않았고, 그들이 느끼는 고통을 ‘자신의 고통’처럼 느꼈다. “더 낮은 자, 정말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돌보겠다는 그 의지 하나로 지금까지 왔기 때문에 잘 못한 것이 없다”고 말하며 종교를 악용한 이 모 목사와 김 전 신부. 이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행적을 SNS에 홍보했고, 마치 자신들이 ‘신이 보낸 천사’인 것처럼 행세했다. 그러나 푸른 눈의 두 수녀는 수백 개의 감사장과 공로패가 와도 돌려보냈고, 자신들은 할 일을 할 뿐이라며 자신들의 이야기가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떠날 때도 말없이 떠났다.
과연 이 모 목사와 김 전 신부가 말하는 ‘가장 낮은 곳’은 과연 ‘사랑’을 실천하는 곳이었을까, 아니면 ‘돈벌이의 현장’이었을까. 이들에게 ‘사랑’이 곧 ‘신’일까, 아니면 ‘돈’이 곧 ‘신’일까. 그렇다면 여러분은 어떠신가. 나는 과연 떳떳한가. 그 두 종교인에 비하면 나도 참 부끄럽기가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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