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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관광이 아닌 모두의 관광을 위하여
작성자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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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관광이 아닌 모두의 관광을 위하여

최문정(프리랜서)

 

만세 이미지
출처 : https://travel.manoramaonline.com
 
“인간이 타인의 환대 없이 지구라는 행성을 여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듯이 낯선 곳에
도착한 여행자도 현지인의 도움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한다....

환대는 이렇게 순환하면서 세상을 좀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그럴 때 진정한 가치가 있다.
준 만큼 받는 관계보다 누군가에게 준 것이 돌고 돌아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는
세상이 더 살 만한 세상이 아닐까. 이런 환대의 순환을 가장 잘 경험할 수 있는게 여행이다....

그토록 길고 고통스러운 여행의 목적은 고작 자기 자신으로 돌아오기 위한 것이었다.”

- 김영하 <여행의 이유> 중에서 -
  혹자는 말한다. 우리에게는 훌~쩍 떠날 수 있는 여행의 자유가 있다고. 그러나 장애인이 말 그대로 떠나고 싶다고 해서 훌~쩍 떠났을 때 자칫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 유명한 소설가는 여행은 언제나 돈의 문제가 아니라 용기의 문제라고 했다. 그러나 장애인에게 여행은 용기의 문제이기 이전에 실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집을 나선 순간부터 모든 것이 도전인 장애인들에게는 비장애인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 것조차 이들을 막아서는 장애물이 되기 때문이다. 이동 자체가 어려운 판에 ‘훌~쩍 떠나는’ 여행은 말 그대로 ‘그림의 떡’같은 일이다. 그러나 여행은 ‘자기를 발견하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했던가. 여행에 대한 장애인들의 실존적 욕망은 점점 더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른바 ‘무장애 관광’에 대한 욕망이 거세지고 있다.
무장애 관광은 장애인 관광에서 보편화된 관광 활동이다. 주로 배리어 프리 관광(barrier-free tourism), 접근 가능한 관광(accessible tourism), 유니버셜 디자인 관광(universal design tourism)과 혼용된다. 무장애 관광은 주로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신체적 제약이 있어 관광활동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는, 흔히 관광약자를 대상으로 한 관광을 말한다.

  무장애 관광에서는 단순히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장애인, 노인, 임산부, 어린이, 일시적 장애인 등 대상을 다양하게 고려한다. 그리고 각기 다른 대상의 교집합 점을 활용해 이들의 제약 상태를 완화해 관광활동에 참여하는 방식을 채택한다.
 
장애인과 관점의 세가지 관점 이미지
출처 : 함께걸음

  우리나라에서 장애인을 관광객 또는 관광소비자로 인식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따라서 더 많은 장애인들이 여행에 대한 욕망을 가지고 있는 소비자로서의 역할을 해준다면 공급자는 자연스럽게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장애인 관광 또는 무장애 관광 모두 물리적인 편의성이 절실한 휠체어 장애인들의 요구에서부터 발전을 이룬 것은 사실이다. 끊임없이 요구했고 요구의 결과가 차츰 나타나기 시작했다. 물론 더 많은 장애 유형을 고려한 상품과 사업이 늘어나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장애인 관광에서 지향해야 할 관점은 ‘모두를 위한 관광(tourism for all)’ 이다. 모두를 위한 관광은 보다 이념적이고 가치 지향적이다. 무장애 관광이 현실적으로 물리적·실질적 제약 요소를 제거한다면 모두를 위한 관광은 사람들의 인식을 전환하는 가장 주요한 가치다. 관광을 하고자 하는 누구라도 그 다양성을 존중받아 동등하게 관광활동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가치가 기본전제다. 따라서 장애는 물론이고 성별, 연령, 언어, 종교, 성정체성, 식습관 등 관광과 관련된 모든 부분에서 관광객의 다양성을 고려해야한다는 것이다.

  "장애인에게 여행은 그냥 새로운 걸 보는 게 아니에요. 방 안에만 있던 사람이 세상에 나오는 거죠.” 무장애여행 사회적 기업‘두리함께’대표의 말이다.

  작가 헤르만 헤세는 “여행을 떠날 각오가 되어 있는 사람만이 자기를 묶고 있는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애인은 스스로의 속박 보다는 사회의 장애물이 더 두려워 여행을 못 떠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소설가 김영하의 말대로 여행을 통해 모두가 자기 자신으로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누군가에게 그런 환경을 제공한다는 것은 결국 나 자신에게 그런 환경을 제공하는 일과 다름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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