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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모델
작성자 장애인직업안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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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모델

이혜영(런던정치경제대학교 석사)
최근 몇 년 사이 패션업계에는 새로운 콘셉트들이 떠올랐으며, 현실성 있는 모델, 다양성 있는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한 일례로 패션의 나라 중 하나로 꼽히는 프랑스는 지난 2015년 건강을 해칠 정도로 너무나 마른 모델을 고용할 경우 최대 75,000유로의 벌금형을 내릴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켰다(2015,12,18일자 BBC 뉴스 인용(출처:www.bbc.com/news/world-europe-35130792). 오버사이즈 모델(과체중 또는 비만 체형 모델) 모델도 새로운 모델의 영역으로 떠올랐으며, 특정 인종이나 나이를 뛰어넘은 모델들의 모습도 유명한 패션쇼에서 종종 보이곤 한다. 이와 더불어 모델들도 아직까지는 적지만 장애를 가진 그 입지를 점점 넓혀가고 있다.
장애인 모델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한 캠페인에 활발히 참여했던, 그 자신도 장애를 가진 한 모델은 “많은 디자이너들에게 우리 캠페인에 대해 많은 홍보를 했지만, 그들은 장애를 가진 모델들이 브랜드를 대표하는 것을 꺼린다.”는 얘기를 했다, 그리고 디자이너들은 “사람들이 옷보다 장애인 모델에 더욱 관심을 가질까봐 걱정하는 것 같아 너무나 슬펐다”고 한다(Jack Eyers, 모델이자 영국 자선단체 SCOPE의 캠페이너(출처:www.huffingtonpost.co.uk/jack-eyers/we-need-more-disabled-mod_b_5557496.html).
그렇다면 왜 장애인 모델이 있어야 하고, 중요한 것일까? 첫 번째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장애인들이 우리사회의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대답은 조금 설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의 영향력은 이를 통해서 사람들의 어떤 사건, 인물, 또는 물건의 인식이 형성되고, 변화되고, 때로는 굳혀지기 때문에 강력하다. 미디어 안에서 이미지는 본질적으로 가지고 있거나 그 자신이 의도하였던 것과 다르게 인식되기도 한다. 미디어의 큰 한 축인 패션과 모델업계에 장애인 모델의 등장은 이 때문에 반겨야 하는 일로 생각된다. 장애인 모델이 인간과 패션의 아름다움과 조화를 나타내고, 모델로서의 전문성을 무대 위에서 펼칠 때, 장애인은 더 이상 수동적인 존재가 아닌 아름다움을 지닌 능동적 존재로 인식될 수 있다. 어려움에 처해 있거나, 범죄에 연루되어 있는 모습보다는 모델과 같은 긍정적이고 전문적 이미지들이 반복적으로 대중에게 인식될 때 장기적으로는 장애인 전반에 대한 이미지가 변화될 수 있기 때문에 특히나 장애인의 모델 진출은 더욱 반길 일인 것이다.
모델의 다양성 측면과는 다른 한편으로, ‘인클루시브 디자인 (Inclusive design)’, 또는 ‘모두를 위한 디자인(Design for All)’ 측면에서 장애를 가진 패션모델 이슈를 살펴볼 수 있다. 특정 카테고리의 사람들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향유될 수 있는 그런 패션을 부각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입고 벗기 편하도록 단추를 없애고 신축성을 늘린 옷은 장애인이나 비장애인 모두 편하게 착용할 수 있고, 신체의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결점을 감춰주는 옷은 모두에게 심미적 아름다움과 자신감을 심어 줄 수 있다. 물론 각 장애의 성향에 따라 보완이 필요한 경우를 배재하기 어렵더라도, 장애인용 화장실이 다른 노약자들과 비장애인들에게도 편리하게 이용되는 것처럼 익스클루시브 디자인을 적용한 옷도 모두에게 사랑받는 옷이 될 수 있다. 장애를 가진, 때때로 중증 장애를 가진 모델들도 입고 무대에서 선보이는 옷을 모든 사람들이 편히, 그리고 아름답게 입을 있는 옷으로 부각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장애인들이 모델이 되고 활동할 수 있는 것일까, 외국의 사례를 한번 살펴보자. 한쪽 팔이 없이 태어난 Ayers는 현재 10년째 모델로서 활동 중이며 여러 번 패션쇼에 참여했다. 예상하듯이, 그녀가 모델이 되는 꿈을 실현하는 것은 마치 전쟁과 같았다고 회상한다. 그러나 그녀가 모델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한 장애를 가진 모델을 위한 전문 에이젼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회상한다(출처:america.aljazeera.com/articles/2016/2/25/the-disabled-models-of-new-york-fashion-week.html). 기존의 모델들과는 다른 특성과 요구를 가진 장애를 가진 모델이 활동하기 위해서는 앞서 말한 디자이너나, 패션업계, 그리고 미디어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전문적인 관리와 지원을 해 주는 에이전시의 역할도 중요함을 엿볼 수 있는 점이다.
호주 브리즈번 출신의 다운증후군인 모델 스튜어트의 경우는 앞선 것과는 조금 달랐다. 그녀가 모델이 되는 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안 그녀의 어머니는 공을 들여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인터넷에 올려놓았다. 사진이 입소문을 통해 많은 관심을 얻으면서 업계의 관계자들이 연락을 해 오고, 사진 촬영 요청이나 광고모델이 되어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출처:america.aljazeera.com/articles/2016/2/25/the-disabled-models-of-new-york-fashion-week.html). 아직은 작은 불씨지만 장애를 가진 모델들에 대한 관심이 자라나고 있고, 또 이런 경우와 같이 업계에서 먼저 손을 내미는 경우도 있다 하니, 한국에서도 곧 장애를 가진 모델을 미디어를 통해, 패션 위크를 통해 자주 만날 수 있기를 바라본다.

※ 저작권은 명시된 출처에 있으며, 그 이외의 부분은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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