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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다페스티벌 - 소리가 아닌 감각으로 듣다.
작성자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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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다페스티벌 - 소리가 아닌 감각으로 듣다.
 
 
최하늘 (통통기자단, inuel1004@naver.com)
 
음악은 청각장애인에겐 항상 가까운듯하면서도 먼 존재였다. 그렇기에 주변에 음악 페스티벌이 있어도 청각장애인으로서 접근하기 쉽지 않아 시큰둥하기만 했다.
그러던 중 자주 연락을 하고 지내던 언니로부터 장애는 감각의 ‘부재’가 아닌 ‘차이’라는 취지로 만든 ‘나다 뮤직 페스티벌’이라는 축제를 함께 보러가자는 연락을 받았다.
 
소중한 ‘나(I)’가 함께 모여서 더 소중한 ‘다(ALL)’가 되는 Festival NADA
 
<나다페스티벌이 열린 올레스케어(좌), 사회를 맡은 개그맨 홍록기와 KT아나운서 정혜신, 수화통역사 조성현>

2012년에 시작하여 올해 3회째로 맞이하는 나다 뮤직페스티벌(NADA Art & Music Festival)은 ‘예술’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즐기며, 인식을 개선하고, 장애인 아티스트와 뮤지션이 대중공연예술가로 성장, 발전하기 위한 다원(多元)예술축제이다.
‘숨겨진 감각 축제’라는 부제로 8월 3일부터 9일까지 총 7일간 열린 이번 축제는 장애인 문화예술과 그 방향성에 관한 포럼 ‘NADA Ideas(나다 아이디어)‘와 올레스퀘어 드림홀에서 미디어아트 전시와 진동의자를 설치하여 청각장애인도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마련한 음악공연, 홍대 네스트나다 나눔 콘서트 등 다양한 즐길 거리들을 마련하였다.
 
나는 8월 6일 저녁 7시 광화문 올레스퀘어 드림홀에서 열린 공연에 참석했다. 이 날 공연은 이동우, 갤럭시 익스프레스, 하수상 밴드와 함께 하였으며, 공연의 전반적인 진행은 개그맨 홍록기씨가 맡아 중간 중간 틈틈이 관객들 사이의 어색함을 풀어주기 위해 유머를 던지며 분위기를 띄워주었다.
관람객의 대다수가 비장애인들로, 그 틈 속에서 청각장애인 몇 명이 함께 하였는데, 수화통역사와 aud사회협동조합에서 제공한 실시간 문자통역 서비스(쉐어타이핑1))가 있어 공연에 참여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또한 청각장애인석에 설치되어있는 진동스피커를 통해 소리의 움직임과 크기를 느낄 수 있어 어떠한 느낌의 음악인지를 파악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실시간 문자통역서비스 ‘쉐어타이핑’(좌), 진동스피커가 설치된 공연좌석(우)>
 
개그맨이자 시각장애를 가진 이동우씨의 노래를 시작으로 공연의 막이 올랐다. 총 3곡의 노래를 불러 주었는데, 그 중 홍록기씨의 결혼식 때 불러 주었던 노래인 ‘나만의 그대, 그대만의 나’란 곡의 가사가 느낌이 있고, 감동의 여운이 남는 음악이여서 가장 기억에 남고 좋았다.
두 번째 공연은 블루스 음악을 하는 하수상밴드(이기현, 김선미, 임정우)가 기타와 피아노 연주와 함께 자신들이 만든 자작곡을 불렀다. 하수상밴드에는 시각장애를 가진 멤버 이기현씨가 있었는데,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는 것 뿐 만 아니라, 중간 중간 관객들과 대화를 하면서 공연의 분위기를 유머스럽고 재치있게 풀어주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나다페스티벌은 각 공연마다 암전공연이 준비되어있었는데, 암전공연은 시각을 차단함으로써 활성화되는 다른 감각을 통해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나다페스티벌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퍼포먼스인 것 같다.
하수상 밴드 역시 마지막에 암전 속에서 노래를 불렀는데, 진동스피커를 통해 느껴지는 울림을 통해 음악을 느낄 수 있어서 매우 좋은 시간이었다.
 
<왼쪽부터: 이동우, 하수상밴드,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공연 모습>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마지막 공연 전에 MC인 홍록기씨가 휘파람으로 노래를 불러주었는데, 진동스피커의자로 느끼기엔 미약해서 보청기를 통해 소리를 들어야 했던 점이었다. 마지막 공연은 락앤롤 밴드인 갤럭시 익스프레스(이주현, 박종현, 김희권)가 나와 신나는 노래를 들려주었다. 그런데 이때쯤엔 진동스피커의자가 열기로 인해 뜨거워져 의자에 오래 기대고 있기 힘들어서 조금 불편했지만, 진동이 커서 음악이 신나고, 얼마나 흥겨운 것인지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공연을 관람하면서 보니 20대~40대 연령층의 관객들이 많았다. 또한 가족이랑 온 사람들, 공연하는 가수를 열심히 카메라로 찍는 팬들의 모습 등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각양각색의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며, 신나는 분위기속에서 음악 페스티벌을 즐겨보니 ‘이래서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공연을 관람하고 즐기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이러한 음악 페스티벌 축제를 통해 장애인, 그리고 비장애인 모두 다함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다페스티벌과 같이 장애인의 접근성을 위한 노력들이 필요할 것 같다. 이를 통해 서로 돕고, 발전하며, 행복을 느끼는 그러한 문화 페스티벌이 많이 생겨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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