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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어머니
작성자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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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어머니
 

전혜연
 
몇 년전 타계한 장영희 교수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 잘 모르던 사람이었는데, 기사를 통해 소아마비로 두 다리와 한 팔을 쓰지 못하는 장애인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서강대 영문과 교수였고, 영문학자로 수많은 영어권의 시를 번역하여 우리나라에 소개한 사람이라고 하였다. 장영희 교수에 대한 기사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 있었다.
 
초등학교 3학년까지 그녀의 어머니가 그녀를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업어서 등교시켰고, 겨울에 눈이 오면 길이 얼어 업고 가지 못할까 연탄재를 밤늦도록 부셔서 골목에 뿌렸다는 이야기였다. 그래서였을까, 그녀가 마지막 떠나는 길에 숨을 놓으며 한 말은 ‘엄마’였다고 한다.
 
장영희 교수의 사례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성공하여 이슈가 된 사람들에 대한 기사를 보면 항상 그 뒤에는 그 장애인의 어머니 가 있다. 그리고 이슈로 떠오르지 못한 수많은 장애인들의 옆에는, 뒤에는 그들의 어머니가 있다. 내 주변의 사례를 보더라도 집안에 장애아가 태어나거나 생기면 그 아이의 수발은 일차적으로 어머니의 책임이 된다.
 
지난번에 읽은 ‘장애아의 형제자매’라는 책에서 장애아의 부모에 대해서 기억에 남는 부분은 어머니와 아버지의 장애아에 대하여 보이는 반응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그 다름은 부부간의 갈등이 되고 그것을 해소하지 못하면 가정이 깨질 수도 있다는 내용이었다. 가정이 깨지거나 깨지지 않거나 장애아의 어머니에게 부과되는 고통은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장애인의 가족에 대한 연구들 중 어머니의 양육부담, 스트레스, 정서적 부담 등등에 관한 연구들이 많을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지금은 아버지, 형제자매 등 장애인의 다른 가족구성원에 대한 관심도 많이 늘었다.
 
하지만 그래도 장애인의 어머니의 부담은 줄어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많은 연구자들이 장애인의 어머니가 힘들다는 것은 수많은 논문들을 통해 알려냈지만, 만약 사회가 장애인의 어머니의 부담과 헌신에 대해서 보상한다면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보상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충분하게 설명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힘들겠구나…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의 어머니들이 장애인에게 들이는 노력이 사회에서 어떻게 환산될 수 있을지를 증명할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장애인의 어머니들의 헌신은 어떻게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무엇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
 
이 어머니들의 고통과 부담, 헌신과 노력은 무엇을 통해 보상 받을 수 있을까? 가족 또는 다른 사람의 작은 배려와 격려? 금전적 보상? 아니면 장애자녀의 크거나 작은 성취?
 
어렵게 뒷바라지하여 키우고, 그에 보답하듯 사회적으로 성공한 딸을 한창 나이에 암으로 먼저 떠나보냈을 장영희 교수의 어머니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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