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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툴렀던 우리, ‘다름’을 이해하고 ‘함께’ 노력하는 행복 두드림, 효성 ITX 장애인 표준사업장 “행복 두드리미”
작성자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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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툴렀던 우리, ‘다름’을 이해하고 ‘함께’ 노력하는 행복 두드림,
효성 ITX 장애인 표준사업장 “행복 두드리미”
 

문숙(효성 ITX 장애인 표준사업장 팀장)
 
안녕하세요. 저는 효성 ITX에서 근무하고 있는 문숙입니다. 2013년 10월 우리 회사에서는 “행복 두드리미”라는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을 설립하여 장애인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직원들의 복지 혜택을 위한 편의 시설로 카페와 매점, 네일샵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달라서 겪었던 문제들이 오히려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다 
“행복 두드리미”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청각, 시각, 지적 등의 장애인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는 팀장직을 맡아 장애인 친구들과 함께 일하게 되었고, 장애인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막상 부딪혀 일한다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직장생활을 처음 하는 친구들은 낯선 환경에서 일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고, 여러 장애 유형의 친구들을 짧은 시간에 파악하고 인솔해 나간다는 부분에서도 저의 부족함이 많았습니다. 그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해 눈물을 흘리는 날들도 많았고, 근무하는 친구들은 제 말에 상처를 받기도 하고, 오해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네일샵을 운영 하는 친구들은 청각 장애인입니다. 청각 장애인과 처음 의사소통할 때, 수화를 못하는 제가 점점 더 크게 말하여서 구화를 하는 친구들에게 목소리가 엄청 크다는 핀잔을 받기도 했습니다. 또한 청각 장애인은 눈이 귀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보는 것을 통해 사물을 익히고 배우기 때문에, 보지 못하게 되면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처음엔 몰랐습니다. 그래서 업무 내용을 공지할 때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때가 많아 몇 번씩 확인을 하다 보니 저도 정신이 없어서 같은 내용을 두세 번 공지 할 때도 있고, 간혹 빠뜨릴 때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친구들은 제 말을 더 귀 기울여 듣고 메모를 하고 빠진 부분은 없는지 체크하여 항상 확인 답변을 해 주었습니다. 저도 중요한 내용은 여러 번 강조하고, 전달 사항이나 중요 내용은 한 번에 정리해서 프린트하여 공지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서로 꼼꼼하게 챙기며 전달에 대한 문제가 점점 줄여나갔습니다. 이후에는 다른 직원들과의 업무에 있어서도 의사소통이 원활 할 수 있도록 메뉴판과 매뉴얼을 만들었고, 직접 방문해서 예약을 하는 시스템에서 전산 상으로 서비스 가능한 시간대를 예약 후 시간에 맞춰서 네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개선하였습니다. 이러한 개선 끝에 직원들은 좀 더 편리하게 네일샵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청각 장애인과는 보는 대화를 많이 하기 때문에 제 표정 하나하나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노력한 결과, 이제는 표정만으로 상대방의 기분이나 말하려는 의도를 금방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더 많이 서로 마주보고 대화하다 보니 금방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더 열심히 대화하려다 보니 자연스럽게 저는 수화를 배우게 되었고, 친구들에게는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이나 언어를 구사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 주었습니다.
 

카페에서 일하는 친구들은 지적 장애나 청각 장애, 자폐성 장애 친구들이 함께 있습니다. 지적 장애인들은 직장생활이 처음으로, 입사 후 회사에서 나누어 준 유니폼을 입어보고 설레어 하기도 하고 가족들에게 보여준다며 입고 가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개인 명함을 받고 좋아하던 모습 또한 기억에 남습니다. 친구들이 부모님께서 매우 좋아하신다며, 대견해 한다는 말을 전해 들었을 때는 저도 코끝이 찡해졌습니다. 카페에서 일하는 친구들은 우리 회사에서 친절을 담당하고 있다고 자신할 만큼, 처음 그대로 항상 밝은 얼굴로 인사하고 환한 미소로 직원들을 맞이합니다.

한편, 자폐성 장애가 있는 친구는 아주 섬세한 감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주 말을 걸어주고 컨디션을 확인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밝게 인사를 하지 않는다면 뭔가 언짢은 일이 있다는 것이죠. 이럴 때 얘기를 들어주고 토닥토닥 하면 금방 기분이 좋아진답니다. 집중력도 뛰어나고 책임감이 강해 한번 시작한 일은 끝까지 집중해서 해냅니다. 그래서인지 형 누나들을 잘 따라 귀여움도 많이 받고 있습니다.
 
가르침을 받는 대상에서 감사함을 깨우쳐주는 존재로
함께 일하는 친구들을 보면 배울 점이 참 많습니다. 항상 밝고 긍정적이며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들은 항상 힘들어하고 지쳐있는 저를 반성하게 됩니다. 많은 것을 가졌지만, 행복한 줄 모르고 살아온 시간들이 이 친구들을 만나면서 감사함으로 깨닫게 되었습니다. 부족한 점이 많지만 친구들에게 조금이라고 도움을 줄 수 있어서 기쁘고, 잘 따라와 주어서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업무를 익히는데 다소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지금은 각자 본인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뿌듯합니다. 우리 모두 처음엔 낯설고 서툴렀지만, 지금은 서로를 이해하고 감싸주며 즐거운 회사 생활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행복 두드리미”처럼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어울리며 일 할 수 있는 일자리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고, 더 많은 경험을 쌓아 장애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업장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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