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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장애를 어떻게 생각하나요?
작성자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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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장애를 어떻게 생각하나요?

서효진
 태어나서부터 저는 고모와 한 집에 같이 살았습니다. 어린 시절 저의 고모는 그림도 잘 그려주시고 시간이 나실 때면 항상 제 머리를 빗어주시며 제 생일마다 양손 가득히 제가 좋아하는 선물을 사오시곤 하셨던 고모는 저에게 소중한 친구이자 든든한 지원자이며, 마음으로 사랑하는 법을 알려주셨고, 말하지 않아도 마음을 전달하는 법을 알려주셨습니다.
 그렇게 지내던 초등학교 3학년 무렵 어느 날 고모와 같이 간 가게에서 친구와 친구 부모님을 우연히 만났고 “어! 너네 고모 벙어리네”라며 친구가 말하자 친구부모님은 불편한 시선으로 급하게 가게 문을 열고 나가셨습니다. 그 때, 장애가 있다는 건 놀림 받아야 하는 건가? 라는 생각과 갑자기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는 고모와 집에 돌아와 저녁 식사를 하며 어머니께 여쭤봤습니다.
“엄마 벙어리가 나쁜 얘기 아니야? 오늘 친구가 고모한테 벙어리라고 놀렸어”
약간은 화가난 듯 한 저의 질문에 저희 어머니께서는
“효진아. 너도 알고 있겠지만 고모는 우리랑 다르지 않아. 효진이가 말하는 것도 다 들어주고 대답해 주잖아? 다만 듣는 방법과 대답하는 방법이 다를 뿐이야. 그 친구에게 잘 알려주렴.” 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 후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어서 길에서 친구들과 가다 고모를 마주쳐도 부끄럽지 않았습니다. 저는 당연하게 “고모~!!! 얘들아. 우리 고모야~! 우리 고모는 청각장애인이신데 목소리는 잘 안들리셔도 내가 말하는 입모양과 행동으로 다 이해하셔~ 너희도 인사해~” 라고 말하며 고모를 소개하며 친구들에게 몇 가지 기본적인 수화를 알려주곤 했습니다.
 장애가 다름이 아니라는 것. 우리 서로 소통하는 방법의 차이라는 것. 함께 청소년기를 보내며 제 친구들은 장애인에 대하여 다르게 가지고 있던 생각을 바르게 가지게 되었고, 장애를 편견 없이 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퇴근 길 전철 안에서 다리가 불편하신 아저씨께서 늦게 들어오시다가 문이 잘 못 닫혀 열차가 지연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객실 안 사람들은 아저씨의 얼굴과 다리를 번갈아가며 불편한 시선으로 쳐다보았고 아저씨는 그런 시선이 익숙한 듯 모자를 눌러쓰며 앉았습니다.
저는 아직도 저희 고모와 장애인 분들이 겪기에 차가운 시선과 환경이 너무 아쉬울 때가 있습니다. 저와 제 친구들처럼 조금 더 어릴 때부터 장애에 대한 인식이 바르게 교육된다면 장애는 우리에게 너무도 자연스럽고 친숙하게 함께 자랄 것이고 미래사회는 더 밝게 변하지 않을까요?
 지금도 저는 고모를 만나면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어요?”라고 목소리로 인사합니다. 그리고 고모는 저에게 알려주셨던 몇 가지 수화로 따뜻하게 답해주십니다. 많은 사람들이 장애에 대하여 다르게 가진 생각을 바르게 가지는 것. 제가 가진 작은 소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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