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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해외봉사를 다녀와서
작성자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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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해외봉사를 다녀와서

유대영(몽골해외봉사단원)
  우연찮게 학교에서 개최된 ‘희망의 큰북을 울려라‘ 대회에서 우승하게 되어 몽골 해외봉사를 가게 된다는 것을 알 때까지만 해도 나는 그렇게 큰 기대를 갖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기대보다 낯선 사람을 만나고, 낯선 곳에 간다는 불안감이 더 컸었다고 할 수 있었겠다. 하지만, 몽골에 도착한 뒤에는 ’아, 내가 이런 걱정을 왜 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몽골에 도착한 첫날은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그 다음 날부터 3일간은 몽골 보육원에 찾아가 보육원 아이들과 함께 지내기로 하였다. 이때 평소 내성적인 성격이라 친구에게 먼저 잘 다가가질 못하였는지라 ‘과연 내가 이 아이들과 잘 친해질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아이들이 먼저 나한테 반갑게 다가와 준 덕분에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그리고 가서 언어가 서로 통하지 않을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현지 아이들이 영어를 할 줄 알아 언어의 장벽은 없었다. 이후 몽골 아이들과 함께 명찰을 서로의 언어로 써서 가슴에 붙여주기도 하고, 서로서로 팔찌를 만들어 교환해주기도 하고, 같이 마당에서 술래잡기도 하며 친해지는 시간을 가짐과 동시에 곧 있을 한&몽 문화예술 페스티벌을 위해 계획을 세우고 공연에서 펼칠 안무와 노래를 함께 연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때 몽골 아이들이 나보다도 더 빨리 우리 문화를 익히고 따라하는 걸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그동안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끼리는 잘 맞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나의 편견이 깨지게 된 순간이었다.

  이렇게 3일간 열심히 연습을 한 뒤에, 한&몽 문화예술 페스티벌을 하러 갔다. 먼저 인사말과 내빈소개가 진행된 후에, 우리가 3일간 준비했던 공연을 선보였다. 이 중 한 몽골 친구의 공연이 단연 돋보였다. 몽골 음악에 맞춰서 춤을 추는데 어떻게 저리 유연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공연이 끝난 뒤, 우리나라 전통의 음악인 판소리에 피아노를 더한 것과 몽골의 전통 민요인 흐미 공연을 보았다. 공연을 보다가 판소리 하시는 분이 장애인이라는 말을 듣고 새삼 놀람과 동시에 장애인에 대해 별로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았었던 과거의 내가 부끄러워졌다. 이 공연이 끝나고 한복 패션쇼를 몽골 아이들과 함께 하였다. 이것으로 한&몽 문화예술 페스티벌이 막을 내렸다. 페스티벌이 모두 끝나고, 정들었던 몽골 아이들과 ‘안녕’하고 작별인사를 나눴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정이 많이 들었었는지 아이들을 보낼 때 눈물이 찔끔 났다.

  이 이후엔 몽골 문화탐방 시간을 가졌는데, 탁 트인 초원을 보니 내 마음도 동시에 탁 트이는 것 같았다. 이후 9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며 이번 봉사활동은 막을 내렸다.

  이번 봉사활동은 나에게 있어 잊을 수 없는 큰 경험이 되었다.

  처음에 봉사활동 문자를 받고 정말 많이 고민했지만 이제 와서 보니 괜한 걱정을 한 것 같았다. 아니, 오히려 오지 않았다면 정말 큰 후회를 할 뻔했다. 이곳에 와서 사람들을 대하는 법과 서로간의 문화를 존중하는 법, 나와 다른 사람들을 잘 이해하는 법, 그리고 무엇보다도, 좀 뜬금없을 수도 있겠지만, ‘잘 노는 법’을 여기 와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며 배운 것 같다.

  마지막으로 9일간 부족한 나를 잘 챙겨준 친구들과 이런 좋은 기회를 마련해준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몽골해외봉사를 다녀와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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