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을 글로 표현한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어렵고 부담감도 드는 것 같다. 두서없는 미흡한 글이지만, 이 글을 통해서 장애에 대한 이해와 편견이 조금이라도 좋아질 수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용기를 내었다.

  우선, 다운증후군으로 태어난 우리 집 늦둥이 막내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은지가 태어나기 전, 장애는 나와 무관한 것으로 알았고, 솔직히 말하자면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여 관심을 가져 본 일이 없었다. 지난날 어리석게도 장애란 불행한 것이라고 꿈도 희망도 없다고 생각한 나 자신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은지가 태어난 날, 새 생명 탄생의 기쁨보다 그저 하늘이 무너지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현실을 인정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는 커다란 슬픔으로 느껴졌다. 면역력이 없어서 잦은 병치레로 병원 생활을 많이 해야 했다. 그렇게 끝도 없이 어둡고 긴 터널을 달려야만 하는 시간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슬퍼하지 않는다. 오히려 은지에게 받은 사랑과 기쁨이 더없이 크기 때문이다. 은지를 통해서 사랑을 배웠고 감사를 배웠고 진정한 기쁨을 배웠다. 내게 세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눈을 갖게 해 주었다.
  은지는 천천히 더디게 자라고 또래 친구들과 많은 것이 다르지만 서두르거나 조급해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며 고민하지도 않는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편견도 중요하지 않다. 우리 가족은 은지의 모습 그대로가 소중하다. 어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보물이자 사랑스러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세상 눈으로는 연약해 보일지라도 은지에게는 꿈이 있다. 음악과 미술을 통하여 세상의 소외된 곳에 희망과 기쁨이 되는 것이다. 은지는 꿈틔움을 만나 행복한 미래를 향해 조금씩 날고 있다.
  올해, 꿈틔움 공모전에서 입상을 받고 당당히 화가가 되는 기쁜 일이 있었다. 또한, 꿈틔움에서 주관한 ‘장애인식개선 강사 육성 워크숍’에 참석하였다. 은지를 포함한 작가 친구들은 그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발표를 통해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참가한 작가 모두가 표현 방법은 제각기 달라도 그림 실력이 너무나 훌륭하여 놀라웠다. 또 다른 감동은 우리 친구들을 존중하며 섬세한 부분까지 확인하고 배려해 주시는 모든 선생님의 모습이었다. 진실한 마음으로 섬기시는 선생님들을 보며 희망을 품고 미래를 향한 꿈을 더 크게 꿀 수가 있게 되었다. 함께 한다는 것은 참으로 기쁘고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꿈틔움의 프로그램이 널리 알려져서 장애가 있는 친구들에게도 소질과 특기를 살릴 수 있는 양질의 교육장이 활짝 열리길 바라는 마음이다. 또한, 꿈틔움 선생님이 계시니 그분들로 세상은 더욱 아름답게 빛나는 것 같다. 이 글을 통해서 수고하신 모든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