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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는 배리어프리 미디어가 될 수 있을까?
작성자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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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는 배리어프리 미디어가 될 수 있을까?

YTN라디오 편성팀장 박준범PD

 

  한 통계를 보면 한국인이 스마트폰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은 유튜브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더군다나 국내 유튜브 최다 이용 연령층은 50대 이상이라는 조사 결과도 나왔는데요, 이 밖에 총 이용 시간도 올해 4월 조사할 당시 한 달 동안 388억 분이었다고 하니, 유튜브가 우리 생활에 얼마나 깊숙이 파고 들었는지 알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한편, 1인 평균 유튜브 시청시간은 10대가 한 달에 1,895분, 시간으로 따지면 31시간 35분으로 가장 길었다고 합니다. 한국인 3,271만 명이 사용하는 유튜브... 이제 유튜브가 TV를 대신하는 시대가 온 것 같다는 주장도 제기 되고 있습니다. 가까이는 시골에 사는 저희 장인어른도 유튜브로 정치 관련 콘텐츠를 소비하고, 초등학생인 저희 딸아이도 유튜브에 빠져 살고 있습니다. 유튜브의 영향력이 점차 증가 하니까 너도 나도 유튜브를 보기도 하고, 직접 제작해 콘텐츠를 업로드하기도 합니다. 유튜브는 말 그대로 어떠한 장애가 없는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미디어입니다. 방송국에서 오디션을 보는 것도 아니고, 본인이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직접 찍어서 편집한 뒤 유튜브에 업로드 해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장애인들 역시 유튜브 이용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유튜브를 이용하는 것을 넘어 직접 기획, 제작해 콘텐츠를 업로드 하는 인기 유튜브 크리에이터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지체장애인 유튜버 현링은 메이크업 아티스트입니다. 본인이 직접 본인의 얼굴에 화장을 하는 것을 보여주면서, 메이크업 기술을 전수해 주고 있는데, 구독자가 상당합니다. 현링은 장애를 드러내고 머슬마니아 대회에 나간 과정을 영상으로 제작해 큰 호응을 받기도 했습니다. 장애의 유형도 다양해서 청각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왜곡된 시각을 고발하는 이자까야를 비롯해 시각장애인 유튜버 브래드박은 모형총기를 소개하는 채널을 운영하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뇌병변장애를 겪고 있는 노래하는 민이와 동훈타파 등은 조회수 94만 명 이상의 콘텐츠를 갖고 있기도 합니다. 장애인들이 직접 제작하고 출연하는 1인칭 시점도 있지만, 장애인의 부모나 지인들이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제작하는 유튜브 채널도 꽤 눈에 띕니다. 발달장애인 김진우씨의 아버지는 김진우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발달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장애인 아들을 주인공으로 채널을 운영하다 보니, 이용자들 중에 진우 아빠의 의도를 의심하는 사람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진우 아빠는 영상 제목에 발달장애라고 쓰는 것에 대해 동정심을 일으키려 한다고 이의를 제기한 댓글에 <장애인은 불쌍할까요? 진우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라는 동영상 클립을 올려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반론이었고, 충분히 할 수 있는 해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유튜브는 자체 알고리즘이 있습니다. 인기 유튜버가 되기 위해서는 유튜브 알고리즘을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하지만 유튜브의 알고리즘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알려진 바로는 유튜브는 자체 알고리즘을 1년에 300회 이상 변경한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너도 나도 황금알을 낳는 것으로 알려진 유튜브 제작에 도전을 하지만 쉽게 유명세를 타기는 어렵습니다. 기존의 방송사에서 이용하는 홍보 수단과는 차원이 다른 그 무엇이 필요한 것도 유튜브 세상입니다. 저는 장애인 유튜버들에게 기존의 유튜브 제작 꿀팁을 알려주고 싶지 않습니다. 어쩌면 기존 방송사에서 콘텐츠를 만들어 유통하던 저보다 집에서 지금 유튜브를 시작한 크리에이터들이 유튜브의 알고리즘을 더 잘 알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면, 저는 그냥 즐기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고퀄리티(높은 품질)의 영상도 편집도 장비도 필요 없는 유튜브 콘텐츠는 제작자인 크리에이터들이 그냥 즐기면 되는 겁니다. 유튜브를 통해 떼돈을 벌겠다는 생각을 하면, 쉽게 좌절하고 포기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즐거워서 하는 1인 미디어라며 꾸준히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놓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둘러 본 장애인들의 유튜브 채널은 충분히 감동적이고 재미있습니다. 그런데 이 콘텐츠들이 얼마나 오래, 얼마나 꾸준히 업로드 될지가 궁금합니다. 유튜브의 알고리즘을 파악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배리어 프리 미디어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장애인들이 더 많은 자신의 이야기를 더 많은 세상 사람들에게 들려 줄 수 있느냐 입니다. 그렇게 더 많은 소통 기회로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되는 미디어가 유튜브가 되어 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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