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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통합보조교사로서
작성자 mgso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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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통합보조교사로서
강회경(면일어린이집)


면일 어린이집은 장애아통합어린이집입니다. 장애아통합어린이집이란 일반아동과 장애아동이 함께 보육시설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곳으로, 장애아반을 정원의 20% 이내로 편성 운영하거나 장애아반을 비장애아와 장애아 3명 이상 통합보육하고 있는 시설을 말합니다. 저는 이곳 면일 어린이집에서 장애통합보조교사 즉 누리과정 보조교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누리과정 보조교사는 보육교사 1,2급 소지자가 할 수 있는 직업이며, 2013년부터 만3~5세 유아들에게 적용이 필수화되었습니다. 업무는 담임교사 누리과정(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만 3∼5세 어린이들의 공평한 교육과 보육 기회 보장을 위해 2012년부터 국가가 공통으로 시행하도록 만든 표준 교육 내용)업무를 지원하는 것입니다. 이곳에서 일한지도 어느새 일 년 반이 되었습니다.

장애통합보조교사를 처음 시작하였을 때가 떠오릅니다. 아이들을 좋아하는 마음만으로 자신 있게 시작하였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아이들의 문제행동들이 많았고, 이에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어떤 상호작용이 올바른 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들의 행동을 무조건 수용해주고, 아이들의 마음을 읽는 것에만 초점을 두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교육이 아니라는 것을 곧 깨닫게 되었고,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말해주고 아이들을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처음 일 년 동안 제가 보조교사로서 업무를 도와드렸던 담임교사는 저에게 많은 것을 알려준 훌륭한 스승이었습니다. 아이들과 항상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하며 에너지가 넘쳤던 그 선생님은 아이들과 놀이를 할 때는 모든 아이들이 관심을 가지도록 하였고, 동화구연을 할 때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아이들의 집중력을 높였으며 아이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빠른 대처능력을 보이며 문제를 해결하였습니다. 이러한 교사의 능력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어린이집 교사의 역할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보조교사의 특성 상 저는 한 반만이 아닌 여러 반을 보조하기도 합니다. 여러 반을 경험하다보면 많은 연령을 대할 수 있어 자연스럽게 연령별 특성을 알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연령에 따라 매우 다른 상호작용을 보여줍니다. 연령층에 따라 어느 정도 수준의 단어를 선택해야하는 지 몰랐던 처음에는 아이들과의 대화에 있어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이로 인해 배식 및 청소를 여러 번 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겪다보니 자연스럽게 그 수준을 알게 되었고, 상호작용이 가능해지자 아이들과 관계 또한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우리 선생님이야~” 라며 다투는 모습, 마주칠 때마다 인사하는 모습, 선생님이라 부르며 해맑게 웃는 모습을 보면 어느새 제가 어린이집 교사로 한 걸음 더 가까이 내디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통합아동(장애아동)과의 애착형성이 보조교사로서 배운 것 중 가장 어렵고 힘든 일이었습니다. 통합아동과의 애착형성은 시간이 걸렸고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았습니다. 담임교사의 지도에 따라 노력해보았지만 잘 따라주지 않았습니다. 아이들마다 너무나 다양한 특성을 보여서 어떤 대응이 적합한지, 어떤 반응을 해줘야하는 지에 대한 정해진 답이 없는 느낌이어서 막막하였습니다. 하지만 통합교육이란 결국 아동들이 사회에서 한 구성원으로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일반아동과 통합아동 모두 관계 안에서 사회성을 기르도록 교육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한 그룹의 아동만을 대할 수 없고, 모두 함께 관계형성을 해나가야 했습니다. 단순히 통합아동만을 대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아동과 일반아동이 어울릴 수 있도록 교육하고, 서로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과정에서 저도 서서히 배워나갔습니다.

면일 어린이집은 통합아동에 대한 프로그램이 잘 구성되어있어 일반아동과 통합아동의 차이가 없이 교육을 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서로 자신과 다름을 알고, 기다려준다거나, 조금 느리더라도 도와주며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처음에는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놀랐던 적도 많이 있었습니다.

요즘 어린이집의 문제들이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면서 보조교사 확대에 중요성이 사회적으로 대두되었고, 실질적으로 확충된 시점에서 보조교사로서 지내면서 우리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함을 깨닫고 있습니다. 통합아동뿐만 아니라 일반아동도 담임교사 혼자 담당하는 것은 교사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힘든 일입니다. 통합아동이 단순히 교육의 장소로써 어린이집을 내원하는 것이 아닌,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일반아동과 ‘너’와 ‘나’를 구분하지 않고 차별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그 환경을 갖춰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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