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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클루시브 패션쇼, ‘한복, 소통으로의 초대’
작성자 신은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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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클루시브 패션쇼, ‘한복, 소통으로의 초대’

신은애(통통기자단)

두 번째, 한복으로의 소통

무대에 선다는 것은 항상 설레고 가슴 뜨거워지는 일이다. 피아니스트로써 항상 무대에 서 왔지만 젊음의 거리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이루어진 나의 두 번째 패션쇼는 어느 때보다도 더 흥분되는 일이었다. 이번 한복 패션쇼는 우정, 효, 사랑, 충으로 나뉘어져 옴니버스형식으로 구성되었고, 그 중 사랑파트가 내가 맡은 코너였다. 나의 파트너는 청각장애인 마술사 박준빈 군. 예전에 공연을 통해서 만난 적이 있었는데 나는 보이지 않고 그는 말할 수 없지만 우리는 서로 유쾌한 파트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무대 위에서 관객들에게 보일 그와의 소통을 위한 다양한 제스처와 약속 등이 만들어졌고, 패션쇼는 성큼 내 앞에 다가왔다. 그렇게 두 번째 한복, 소통으로의 초대가 시작되었다.

보이지 않는 워킹을 하다.

"보이지 않는 데 피아노를 어떻게 치세요?"
"어떻게 다니세요?“
항상 듣는 말이다. 이번 패션쇼는 나에게 던지는 많은 장애로 인한 편견들을 깨기에는 훌륭한 행사였고 장애인과 한복이 이루는 미장센을 보여주기에는 최고의 장소였다. 마로니에 공원에는 그곳을 오가는 많은 사람들로 가득 채워졌다.

곧 나의 차례. 사랑을 주제로 한 춘향전의 연극이 끝나자 박준빈 군이 나를 두고 먼저 무대로 나섰다. 무대에 나선 박준빈 군은 그의 특기를 살린 작은 마술을 펼친 후 장미꽃을 꺼내들은 후 무릎을 꿇었고, 이제 내가 따라 나갈 차례. 나는 천천히 자원봉사자와 함께 걸어 나갔다. 우아하게. 비록 보이지 않지만 그들의 시선이 느껴졌고, 나는 보이지 않는 그들을 향해 눈빛을 보냈다. 관객들이 나를 인지했을 때쯤 나는 살짝 웃음을 보이며 워킹의 정점에서 장미꽃 제스처를 선보였다. 박준빈 군에게서 받은 붉은 장미꽃을 나의 오른손에 들고 활짝 폈다. 한복, 장미꽃, 장애인 그리고 쇼. 나의 보이지 않는 워킹으로 모든 것을 꿰어냈다.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 속에 나는 마로니에 공원을 본 적은 없었지만 나만의 마로니에 공원을 느낄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한복을 입은 나와 관객만의 공간이었다.
보이지 않고 걷는 다는 것은 세상의 대한 믿음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 믿음은 나와 세상에 소통이고 오늘은 한복이다.

장애인에게 한복의 문을 열다.

작년 국회의사당 사랑재에서 진행되었던 한복패션쇼가 장애인과 한복의 소통의 기회의 문을 열었다면, 이번 쇼에서는 더 다가가고 많은 사람들에게 대중화의 턱을 넘은 것 같다. 특히, 한복에 대한 설명과 장애인으로써 한복을 접하는 모티브를 통해 짜여진 심청전, 춘향전, 이순신, 한음과오성과 같은 전통 연극형 콩트는 본 행사를 이해하고 재미를 주는 새로운 시도를 더하였다. 생활 한복의 장점을 보여주며 한결 편해지고 곱고 이쁜 한복의 이해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그 주체가 바로 장애인이라는 점에서 그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장애인을 위한 한복, 점자가 달린 우리 전통 옷이 이제는 생활문턱까지 다가온 것이다. 한복, 소통으로의 초대는 한복과 장애인의 미래를 미리 엿볼 수 있던 퓨처 패션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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