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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우리’ 캄보디아 해외봉사 캠프를 다녀와서...
작성자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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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우리’ 캄보디아 해외봉사 캠프를 다녀와서...
 
 
이종우(2013 청소년장애인인식개선 UCC공모전 우수상)
 
방과 후, 집에 가기가 싫어 준비한 청소년 장애인인식개선 UCC공모전. 열심히는 했지만 하루 만에 끝내겠다는 목표로 만든 작품이라 마음이 가벼웠다. 하지만 결과는 놀랍게 우수상! 홈페이지 수상자 명단을 보고 기쁨에 겨워 모바일 대화방에 ‘수상했다!’며 글을 썼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한 순간에 상금과 캄보디아 해외봉사의 기회까지 주어졌다. 이때부터는 하루하루를 ‘캄보디아 가기 전의 날들’이라는 마음으로 지냈던 것 같다. 매일이 캄보디아를 기대하는 날들이었다.

캄보디아로 떠나는 이 해외 봉사는 단순한 봉사가 아니라 ‘재능기부’였다. 지금까지 노력봉사만 해왔던 것과는 다르게 신선한 봉사였다. 그러나 나에게는 과연 기부할 만큼의 재능이 있던가 하는 생각에 살짝 겁이 나기도 했지만 준비기간이 짧은 것도 아니었고, 혼자가 아니었기에 자신을 가지고 선뜻 재능기부 봉사에 임하는 자세를 갖추기로 했다.
 
출국 날. 5시간동안 비행기에서 극도의 멀미를 견디고 도착한 캄보디아는 무척이나 덥고 습했다. 가장 처음 든 생각은 ‘챙겨온 긴팔은 쓸모가 없겠구나!’라는 생각이었다. 캄보디아 입국절차를 밟고, 시간은 이미 저녁시간이라 곧바로 숙소에 들어갔다.

캄보디아는 한국과 다른 것이 날씨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숙소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불평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우선 따뜻한 물이 나오지 않았고 무엇보다 물이 미끈거렸다.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비누를 묻히고 물로 씻었음에도 씻긴 것 같지 않은 그 느낌을. 이유는 지하에서 끌어올리는 석회수 때문이었다. 한국과는 많이 다른 환경에 적응하는 데는 생각보다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드디어 대망의 첫 봉사 날. 우선 4박5일 동안 머물며 한·캄UCC동영상제작을 하게 될 로터스월드의 소개를 간단히 듣고, 캄보디아 톤레삽지역에 위치한 다일공동체로 ‘밥퍼봉사’를 갔다. 빈민촌의 아이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는 봉사였기에 그곳에는 굶주리는 아이들이 특히나 많았었지만 아이들의 표정은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환한 웃음이었다. 갑자기 들었던 생각이지만 물질적인 풍요로움이 정신적인 풍요로움까지 부르는 것이 아님을 눈으로 확인했던 순간이었다.
 
배식을 위해 재료를 다듬고 식판에 음식을 퍼놓고 설거지를 하는 것이 밥퍼봉사의 전부였다. 한마디로 노력봉사였다. 몸은 조금 고단했지만 중간 중간 장난을 치는 아이들과 웃고 떠들면서 하다 보니 시간이 금세 갔다. 지친만큼 돌아오는 건 배의 기쁨이었다.
 


둘째 날부터는 재능기부 봉사였다. 로터스 월드에서 공부하는 친구들과 함께 UCC동영상을 제작하는 봉사. 어떻게 보면 그냥 함께 어울려 노는 것이었다.  새로 친해진 친구에게 내가 아는 것을 알려주는 것 그게 전부였다. 다만 조금의 책임감을 가졌을 뿐이다.

캄보디아의 친구들과 어색한 시간은 금세 지나가, 함께 카메라를 만지는 기술이나 편집 툴을 사용하는 법 등을 알려줬다. 카메라나 컴퓨터를 많이 사용해 보지 않는 친구들이라 기기들을 만지는 손이 조금 어색해보였지만, 역시나 조금만 알려주면 금방 적응하여 손이 빨라지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는 ‘립덥(lip dup)' 형식을 차용해 만들었는데, 무려 30명 정도의 캄보디아 친구들이 함께해 주었다. 귀찮았을 법도 한데 즐거운 표정으로 임해줘서 고마운 마음이 컸다.

이후 캄보디아 친구들과 함께 제작한 UCC영상물을 상영하는 UCC동영상발표회를 가졌을 때는 뿌듯함과 전율이 마구 솟았다. 낯선 타지에 와서 외국인과 친해진 것도 신기한데, 같이 만든 영상을 보고 방 전체를 울리는 웃음소리를 들으니 지금까지의 고단함은 싹 사라지고 ‘아, 하길 잘했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분명 캄보디아로 간 취지는 ‘봉사’였다. 내가 누군가에게 무엇을 전해주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조금 식상한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확실히 준 것보다 받은 것이 더 많다. 내가 준 것에는 더 큰 웃음으로 보답을 해주었고, 그 곳에서의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남겨줬다. 아마 지금까지 했던 봉사 중에 가장 기억에 많이 남고 뿌듯했던 봉사가 아니었나 싶다. 그곳의 날씨보다 따뜻했던 마음과 놀이보다 즐거웠던 봉사는 아직도 잊히지 않는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 립덥(lip dup): 립싱크(lypsync)와 더빙(dubbing)을 합쳐 만든 신조어.
                        음악에 맞춰 립싱크를 하는 뮤직비디오 형식의 영상물
<출처[네이버 지식백과] 립 덥 [lip dub]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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