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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대상 장애인 인식개선 사업 감성적 접근도 중요하다
작성자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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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대상 장애인 인식개선 사업 감성적 접근도 중요하다
 
 
한영근(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바야흐로 감성의 시대이다. 예전에는 좋은 물건은 그저 튼튼한 물건이었다. 최근에는 내구성과 같은 기본적 요소 외에 디자인과 같은 요소들이 물건의 품질에 포함되기 시작했다. 이를 산업현장에서는 ‘감성품질’이라는 용어로 일컫기도 한다. 소비자들은 기능이 같은 물건이라도 이를 위하여 더 높은 값을 지불한다. 예를 들어 휴대전화라는 것은 예전에는 통화가 잘 되면 되는 물건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휴대전화 광고를 보면 (기능적 발전을 논외로 치더라도) 이와는 다르다. 삼성의 휴대전화 광고의 변화를 통해 살펴보자. 약 15년 전의 광고는 산꼭대기에서도 통화가 잘 된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이때의 광고 카피는 “한국지형에 강하다”로 본래의 기능적 측면에 맞추어져 있다. 반면 최근 갤럭시노트4의 광고 카피는 “문득 붙잡고 싶은 이야기, 그 시작은 펜으로부터”로, 추가된 기능적 측면을 강조하지만 기능에 대한 설명보다는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한다. 애플사의 아이폰 역시도 사진촬영이나 일상의 경험들을 강조하는 감성적 광고를 하고 있다. 두 회사의 휴대전화가 잘 팔리는 것은 성능도 성능이겠지만, 휴대전화와 이를 이용한 체험을 통해 인간의 논리적 측면보다 감성적 측면을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들에게 강조되어 온 것은 감성보다는 성능이다. 전자제품을 살 때도 해당 기기의 ‘스펙’을 중요시 하듯이, 사람을 평가할 때도 이 사람이 어떠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에 중점을 두고 판단해 왔다. 이는 마치 찍어낸 듯이 같은 모양의 사람을 만들어내는 결과로 나타나게 되었다. 게다가 과정에서 나타난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대표적인 것이 청소년 봉사활동과 같은 것이다. 통계청의 사회조사 자료를 살펴보면 2011년 한 해 동안 자원봉사활동 경험이 있는 15~24세 청소년은 47.3%로서 전체의 절반 미만이다.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중학생(90.6%)과 고등학생(92.7%), 대학생(26.7%)으로 대학생이 되어 자원봉사활동이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산점 취득만을 목적으로 하는 봉사활동의 내적인 의미는 축소되고 외형적 의미의 봉사활동만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즉, 겉으로 보이는 성능은 좋지만 알맹이는 아직 여물지 못했다는 것이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장애인 인식개선사업도 오랜 기간 동안 진행되어 왔다. 물론 그동안 효과성이 높이 있어 왔지만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할 필요도 있을 것으로 여기어 진다. 장애체험과 같은 활동은 장애를 이해하는 것에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체험활동과 관련하여 후기는 “힘들었다.” 라거나 “장애인의 어려움을 알았다.”와 같은 형식적인 답이 대부분이다. 지역사회에서 장애인과 교류활동을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의 장과 같은 다양한 접촉통로가 부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개선교육은 형식적인 답변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으로 여기어 진다. 앞서 청소년 봉사활동의 문제점으로 내적인 의미의 축소를 이야기 하였다. 장애인식개선사업도 청소년과 장애인 교류가 부족하다면 내적인 의미가 충족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청소년 봉사활동이 대부분 ‘노력봉사’ 형태를 띠고 이는 단순노동의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청소년들의 봉사활동 욕구가 내적으로 충족되지 않았을 것을 원인으로 많이 지적하고 있고 마찬가지로 많은 수의 청소년이 짧은 시간 장애체험을 하는 것으로는 내실을 채우기엔 부족할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최근에는 영상물을 통한 인식개선사업이 활발하다. 비교적 초기 비용이 높지만 복제가 간단하고 일대다(一對多) 형태의 교육에서도 개개인의 집중력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영상물에 익숙한 청소년들의 경우 비교적 거부감 없이 매체를 접하기 때문에 활용도는 매우 높다고 하겠다. 그러나 영상물의 경우도 상시적으로 볼 수 있는 경우보다는 장애인의 날 등에 일회성으로 공중파를 통해 단편드라마가 방영되는 등의 형태에 그치는 것은 아쉬움이 있다. 대안적으로 최근 청소년층이 많이 이용하고 있는 웹툰과 같은 형태에서 장애가 있는 주인공, 주인공의 친구나 동료가 나오는 것도 청소년이 장애에 대한 접촉면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교적 저비용에 높은 파급효과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내용적으로 장애가 중심이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스토리 안에 녹아 들어갈 때 장애에 대한 이해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3명의 청소년이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 안에 그 중 한명이 장애인인 것이고 만나서 사랑에 빠지게 된 사람이 장애인일 수도 있다. 이는 장애 이해 드라마와 같은 타이틀을 가진 경우에는 장애인과 장애를 중심으로 이야기해야겠지만 지체장애를 가진 여성과 우연히 사랑에 빠진 남성이 지체장애 여성을 사랑하는 내용에서는 자연스럽게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주인공이나 캐릭터에 몰입하는 과정을 통하여 실제 장애인을 접촉하지 않더라도 접촉한 것과 같은 종류의 감정을 느낄 수 있고 이를 타인과 공유할 수 있다. 단기적 접촉 및 교육보다는 장기적이고 자연스러운 감성적 접근 및 잦은 접촉을 통해 청소년들이 장애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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