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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친구
작성자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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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친구

석종호(CEP TECH)

장애인과 함께 일하기 신체(외부) 장애
  지난 더웠던 5월, 대전의 우송정보대학에서 열린 청소년 장애인 인식개선 프로그램에 자원 봉사를 위해 땀을 흘렸던 기억이 흐려질 만큼의 시간이 지난 찬바람이 부는 가을의 막바지에서 이번엔 유아동을 대상으로 한 장애인 인식개선 프로그램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어린 시절, 그러니까 자아가 완벽하게 정립되지 않은 시절에 겪는 경험들이 바탕이 되어 세상을 바라보는 잣대가 된다고 하는데 그게 바로 “인식”이 아닌가 싶어 유아동을 대상으로는 어떤 장애인 인식개선 프로그램이 진행되는지 궁금하여 이번에는 유아동 장애인 인식개선 프로그램“우리는 친구”에 자원봉사자로 지원하게 되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장애인 인식개선 프로그램이 나에게 주었던 느낌이 퀴즈와 게임을 통한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교육과 같은 느낌이었다면, 유아동을 대상으로 한 장애인 인식개선 프로그램은 교육 보다는 정말 아이들과 함께 놀이체험을 즐겼다는 느낌이 강하였다.

  11월 9일 강남에 위치한 오르다 어린이집에서 펼쳐진 유아동 장애인 인식개선 프로그램은 인형극, 동화책을 활용한 미술프로그램 등 다양한 구성으로 알차게 진행되었다. 아이들에 눈높이에 맞춰 진행된 프로그램은 역시나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였고 자연스럽게 체험과 놀이로 이어져 즐기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귀가 큰 코끼리 데니쉬” 인형극을 보며 우리의 친구 데니쉬는 틀린 것이 아니고 다른 것이며, 남들과 다르다는 것이 나쁜 것이 아님을, 모두가 동등한 친구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인식 시켜주었고, 이후 발달장애인 작가가 직접 미술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 틀에 아이들이 재미있게 색칠하고 꾸미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장애인 화가와 아이들이 서로를 어려워하지 않고 서스럼 없이 다가가는 모습을 보며, 이 프로그램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정말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이해되고 공감되었다. 역시 아이들은 순수하고 청소년과는 사뭇 다른 에너지가 있었다. 장애인 작가가 직접 그린 동화책을 보고 들으며 아이들이 집중하여 몰입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또한 그런 감정이 들었다.

  그리고 그 동화책은 성인인 내가 보았을 때에도 재미있고 수준 높은 그림이 정말 현재 활동하는 작가들이 장애인이라는 프레임 안에서 작가로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수준 높은 전문 작가라는 생각이 들게 하였다.

  순수하고 귀여운 아이들과 웃으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다보니 2시간이라는 시간이 빛처럼 빠르게 지나갔다. 원래 봉사 활동을 하다보면 느끼는 것이 많다고 하지만, 때로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든 순간도 있기 마련이었다. 그러나 이번 봉사 활동은 정말 힘든 일 하나 없이, 순수하게 즐겼던 순간들만 가득했다.

  봉사활동을 마치고 난 후에도 그 날 아이들의 모습과 함께 즐기던 장애인 작가 분들의 모습이 계속 떠오르며 머릿속에 그려졌다.
  유아-청소년-성인기 라는 전생애적인 관점에 맞춰 적절한 장애인 인식개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것이 인상 깊었고, 또 기회가 된다면 성인대상 장애인 인식개선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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