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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을 위한 생활금융교육 ‘은행 다녀오겠습니다!’
작성자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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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을 위한 생활금융교육 ‘은행 다녀오겠습니다!’

전효민(사단법인 꿈틔움 대리)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활동은 경제이다. 삶에 필요한 것을 만들고, 팔고, 구매하고, 사용하는 모든 활동이 경제인 것이다. 과거에는 경제교육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돈’을 잘 벌기 위한 교육이라고만 보아 금융전문가가 되고자 하는 사람 외에는 등한시 했었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은 어느새 변한지 오래다. 현재는 우리의 일상생활은 모두 경제와 연관되어 있다는 인식에 따라 올바른 경제관념을 형성하여 ‘돈’을 잘 버는 것 뿐 아니라 ‘돈’을 잘 관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경제교육을 하고 있다. ‘돈’이란 무엇인지부터 ‘시장’, ‘경제활동’, ‘일’은 무엇이고, 똑똑한 소비는 어떻게 해야 하고, 절약하는 생활습관은 어떤 것이며, ‘저축’,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등등을 알려주는 경제교육은 우리 사회의 흐름을 이해하고 경제 개념을 형성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대부분이 경제라면, 실질적으로 우리의 생활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은 생활금융이다. 생활금융이란 개인이 살아가면서 필수적으로 행해지는 ‘돈’과 관련된 모든 금융행위를 말한다. 청소년기까지는 부모님의 법적 보호아래 금융행위와 관련이 없는 환경에 있을 수 있지만, 성인이 되면 예금, 적금, 펀드, 학자금 대출, 카드사용 등으로 각종 금융거래를 하게 된다. 하지만 처음 접해보는 금융 환경과 금융지식 부족으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보이스 피싱, 금융사기, 과도한 대출, 신용불량 등과 같은 상황에 노출 될 수 있으며,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더 치밀해지는 금융사기 범죄들을 보면 금융에 대한 지식의 필요성을 더 실감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교육 중에서도 실생활과 가장 연관이 있으며, 올바른 금융지식을 가지고 바람직한 금융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생활금융교육은 가장 중요하다. 이처럼 성인이 되어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올바른 금용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생활금융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요즘은 금융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학령 이전의 어린이를 비롯하여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생활금융교육 프로그램도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금융사기 등의 위험이 높은 다문화가정과 노년층에서도 생활금융교육이 점점 활성화되어가고 있다. 이에 발맞춰 생활금융교육에 대한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누구나 이해하기 쉽고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동화책, 보드게임, 카툰, 플래시, 애니메이션, 게임 등 각종 매체를 활용한 다양한 교안과 교구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렇게 생활금융교육은 점점 확대되어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발달장애인을 위한 생활금융교육 프로그램은 많지 않다. 발달장애인은 2011년 보건복지부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분야에 있어 전화사용 73.7%, 교통수단 이용 76.2% 에 비해 쇼핑 84.9%, 금전관리 90.5%로 상대적으로 금융・경제활동에 있어 더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한다고 한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장애인 비율이 전체 장애인은 27.5%인 반면 발달장애인은 80.4%로 생활에 있어서도 조력자의 도움을 크게 받는다. 그렇지만 발달장애인의 보호자는 부모가 68.8%, 형제자매가 7.9% 기타가 23.3%로 부모 등의 가족이 보호자인 경우가 많기에 부모님이 돌아가시거나 조력자의 부재가 이어지면 생활뿐만 아니라 금전 관리 등에서 큰 어려움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발달장애인은 평소 은행 이용 등의 금융 생활을 할 기회가 적어 다른 사람보다 더욱 생활금융에서 소외되어 있기에 이들의 자립을 위해서는 생활금융교육이 그 누구보다도 더 필요하다. 이러한 필요성에 따라 사단법인 꿈틔움은 지난해 신한은행의 후원을 받아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생활금융교육 ‘은행다녀오겠습니다’를 진행하였다.

 

 

본 교육은 발달장애인의 실질적인 금융관련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개별화되고 기술 습득이 가능한 체험 중심 교육과 함께 이론교육도 병행하였다. 돈의 가치, 은행의 기능과 통장 및 카드의 발급 방법, 쇼핑 시 카드의 사용법 과 ATM기 이용법 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어진 본 교육은 교실 위주의 수업이 아닌 현장 위주의 수업으로 진행되었다. 실제 은행과 똑같은 신한은행 금융교육 전용체험관에서 은행의 기능을 학습하고, 쇼핑공간에서 직접 카드로 쇼핑을 해보고, 실제 ATM기를 사용하여 통장을 정리해보는 등의 교육을 통해 본인이 스스로 통장과 카드를 만들고 돈을 소비하는 과정을 반복적으로 경험함으로써 생활금융이 혼자하기 어렵고 두려운 일이 아닌 아침에 일어나 식사하고 씻고 옷을 입는 행위처럼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드릴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금융사기의 타겟이 되기 쉬운 발달장애인들을 위해 비밀번호의 보안유지와 관련된 내용도 교육을 진행하였다. 참가자들은 매 교육마다 큰 흥미를 보이며,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였다. 참가자들과 동반한 보호자 및 담당교사 들도 본 교육에 매우 높은 만족도를 보였으며, 발달장애인을 위한 생활금융교육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기를 바랐다.

 

발달장애인 생활금융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발달장애인의 금융교육에 대한 교안과 교구 등이 여의치 않다는 것이었다. 본 프로그램에서는 발달장애인의 지적연령수준을 고려하여 유아동을 대상으로 제작한 교재를 사용하였지만, 참가자의 신체나이가 청소년이거나 성인이라는 것을 고려하였을 때 발달장애인의 특성이 반영되지 않은 유아동용으로 제작된 교재는 어딘지모를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 교육은 눈높이가 아닌 가슴높이로 해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발달장애인에 대한 생활금융교육 또한 기존의 유아용 교재가 아닌 그들의 가슴높이에 맞춘 교안과 교구가 요구된다. 지속적으로 집중이 어려우며 시각적인 자극부분에 이해가 빠른 발달장애인의 특성과 반복 체험을 통한 학습이 효과적인 발달장애인을 고려한 참여용 교안과 교구가 개발되어야 한다. 지금보다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이 발달장애인에 대한 생활금융교육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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