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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言)보다 그림으로 소통하는 예술가
작성자 장애인직업안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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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言)보다 그림으로 소통하는 예술가

박준범(YTN FM PD)
2016 JW Art Awards는 “꿈을 그리다”라는 부제를 안고 지난 11월 16일부터 27일까지 서울 혜화동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음센터에서 전시회를 가졌다. 중외학술복지재단에서 주최하고 (사)꿈틔움에서 주관한 이번 공모전은 총 211점의 작품이 접수됐고, 그 중 35점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JW Art Awards는 올해는 발달장애 아티스트들의 예술적 재능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하였다. 올해 공모전의 대상은 여행 중 어느 카페에서 한가로이 밖을 내다보며 손님을 기다리는 여인의 모습을 표현한 이대호 작가의 <기다림>이 차지했다. “기다림” 누가 무엇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일까? 그 기다림의 대상은 작가의 어머니일 수도, 사랑하는 연인일 수도, 혹은 꿈꾸는 미래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대호 작가를 소개하는 작가노트에는 이대호 작가가 어려서부터 말보다 그림으로 표현을 더 잘했다고 기록돼 있다. 또, 섬세한 스케치와 남다른 관찰력으로 사소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묘사하는 것이 이 작가의 특징이라고 한다. 이대호 작가의 <기다림>이라는 작품을 보면, 이용채 시인의 <기다림의 시> 가운데 일부가 떠오른다.

만남은 어딘가
깊은 곳에 숨어 있었지만
그대를 기다리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가슴이 벅찬
저녁 무렵 먼 곳에서 기뻐하는
황홀한 노을빛을 닮은
기다림의 시
요셉 보이스는 “모든 사람은 예술가다.”라고 말했다. 이번 2016 JW Art Awards 시상식에 참가 한 뒤, 말과 글로 자신의 내면세계를 표현하는 것 보다 미술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 탁월한 사람들의 뛰어난 예술성을 느낄 수 있었다. 20세기 미술사의 큰 획을 그은 인물 중 한 명인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은 1917년 뉴욕시에서 열린 독립미술가협회에 소변기를 뒤집어 놓은 조형물을 제출하고 작품명을 “샘(Fountain)”이라고 명명한다. 그의 이단아적인 발상은 그 뒤에도 계속 되는데, 뒤샹은 예술이 관객과 갖는 관계뿐 아니라 예술의 의미를 탐구하기를 원했다. 뒤샹이 ‘예술’이라는 사상을 공격하지 않았더라면, 현대 작가들의 작품은 대중에게 여전히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것이다.
발달장애 아티스트들의 꿈이 고스란히 담긴 ‘2016 JW Art Awards‘의 응모작 한 작품 한 작품이 모두 꿈을 꾸듯 넘실거리는 흥분으로 가득했다. 관객이 이 작가들의 작품과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중요하지만, 이들의 작품이 왜 예술이 되어야 하는지 그 의미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존 스타인벡(John Steinbeck)은 “우리 각자의 영혼은 그저 하나의 작은 조각에 불과해서 다른 사람들의 영혼과 합쳐져 하나가 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주장한다. 장애인들의 영혼 한 조각과 비장애인들의 영혼 한 조각이 합쳐져 하나의 의미 있는 세상이 만들어 지는 지점에서 ‘2016 JW Art Awards‘ 시상식의 의미를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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