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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성 장애인을 고용하는 회사, 스페셜리스터너
작성자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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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성 장애인을 고용하는 회사, 스페셜리스터너

유아영(음악치료사)
 세 아이 중 막내인 라스(Lars Sonne)가 자폐증(ASD, Autism Spectrum Disorder)으로 진단을 받은 것은 토킬 손(Thorkil Sonne)이 덴마크에서 TDC라는 IT 업체의 기술팀장으로 재직 중이던 2001년의 일이었다. 토킬 손은 덴마크의 자폐증 협회에 가입하고 활동하면서 여러 젊은 자폐인들에게 훌륭한 소프트웨어 테스터의 자질이 있음을 깨닫고, 그들에게 그들이 일하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직장을 주기로 결심한다. 은행에서는 그와 같은 사업에 대출을 해주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야 했지만, 라스가 6살이 되던 2004년에 그는 자신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고용하는 사회적 기업을 설립할 수 있었다. 이 기업의 이름은 스페셜리스터너(specialisterne), 영어로 하면 스페셜리스트(the specialist), 한국말로는 ‘전문가들’ 이다.
 스페셜리스터너에서는 자폐인들을 ‘고용’하고, ‘훈련’시키고, ‘파견’하고, ‘관리’하는 일을 한다. 고용된 자폐인들은 컨설턴트로써 IT업체부터 제약회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회사들이 요구하는 일을 맡아서 해결한다. 그 일들의 공통점은 ‘비장애인들로써는 감당하기 힘든 지루하고 단순 반복되는 작업들’이다. 예를 들어, 토킬 손이 일하던 회사이자 스페셜리스터너의 가장 오래된 고객인 TDC에서 스페셜리스터너의 컨설턴트들이 하는 일은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TDC는 덴마크의 메이저급 통신사업자인데, 그들은 매번 새로운 휴대폰이 발매될 때마다 그들의 소프트웨어가 각 기기마다 제대로 작동하는 지를 확인해야 했다. 하지만 그 작업은 그 소프트웨어를 200가지의 지시사항에 따라 일일이 기기를 조작해봐야만 확인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TDC는 스페셜리스터너의 컨설턴트들에게 이 일들을 의뢰했다. 자폐인들이 정말로 그 일들을 잘 해내느냐? 그것은 TDC가 10년이 넘도록 스페셜리스터너의 고객이라는 것으로 답변이 될 것이다. 또 다른 예로, 룬드벡(Lundbeck)이라는 국제적인 제약회사에서 의뢰한 내용은 자신들이 실험중인 약들의 환자별 실제 기록과 컴퓨터 상의 디지털 기록이 일치하는지를 비교하는 것이었다. 파견된 컨설턴트들은 그런 지루하지만 중요한 일들을 집중력있고 끈기있게 해냈다. 스페셜리스터너는 HP, IBM, SAP, 휴렛팩커드(HP), 마이크로소프트 등 여러 유수의 회사들과 파트너쉽을 맺고 컨설턴트들을 파견하고 있다. 그리고 스페셜리스터너의 성공사례를 통해 자폐인 근로자들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다.
 스페셜리스터너의 홈페이지(http://specialisternefoundation.com)에 들어가면, 스페셜리스터너 파운데이션이라는 제목과 함께 어떤 로고를 볼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민들레 씨앗이다. “민들레는 잡초가 될 수도, 약초가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결정할 힘이 있습니다.”라고 토킬 손은 말한다. 자폐인들도 그들에게 적합한 근무환경과 여건이 주어진다면 그들은 비장애인보다 더 우수한 근로자일 수 있다는 것을 스페셜리스터너는 보여주었다. 토킬 손은 이러한 자신의 생각을 “민들레 모델”이라고 얘기한다. 자폐인 당사자는 독립적으로 자신의 직업을 가질 수 있고, 가족들은 자폐인의 미래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으며, 고용주는 자신들이 필요한 인재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이 작은 씨앗은 전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노르웨이, 덴마크, 스페인, 오스트리아 호주 등 13개국에 스페셜리스터너 사무실이 차려졌고, 2015년에는 UN DPI와 제휴하는 NGO로써 승인받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페셜리스터너를 통해 자폐인들이 ‘평범한 삶’을 찾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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