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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직장을 위한 고민, IBM
작성자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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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직장을 위한 고민, IBM

김보균(골든대학 석사)
 1980년, IBM 뉴욕의 계약관리자(contract administrator)로 일하던 25살의 짐 시노치(Jim Sinocchi) 씨는 서핑사고로 목이 부러져 사지마비가 되었을 때, 다시 직장에 복귀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었다. 1983년 IBM에서 그의 복귀를 요청했을 때에도 자신이 일을 할 수 있다는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거절했었다. IBM에서의 계속된 요청으로 그는 다시 일할 마음을 가지게 되었고, IBM은 그의 집에서 가까운 위치로 직장을 옮겨주었다. 그리고 시노치 씨는 처음엔 일주일에 하루만 일하다가 점차 익숙해지면서 풀타임으로 일하게 되었다. 현재 그는 뉴욕 헤드쿼터의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임원(Executive)이다.
 시노치 씨의 사례가 특별한 것은 아니다. IBM은 미국장애인법(the Americans with Disabilities Act)이 제정되기 76년 전인 1914년, 뉴욕 공장에서 시각장애인을 고용한 바 있다. 또한 재활법(the Rehabilitation Act of 1973)이 제정되기 약 30년 전인 1940년대부터 IBM은 전쟁에서 장애를 가지게 된 참전용사들이 일에 복귀할 수 있도록 관련 편의시설 및 일자리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하였다. 물론 제2차 세계대전으로 부족해진 인력을 대체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지만, 이를 기점으로 IBM은 장애인 고용을 늘리기 시작한다.
 IBM은 장애인을 왜 고용하는 것일까? IBM 미국 대학교 리크루팅 담당자인 네이트 시레스(Nate Ceres)의 말에 따르면 혁신, 사회, 능력 등의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모든 고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배경을 가지고 있는 인력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혁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둘째, 사회가 올바르게 기능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동등한 기회 가운데 일해야 하기 때문이다. 셋째, 능력 있고 재능 있는 인재들을 얻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IBM은 장애인 인재를 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우선 엔트리 포인트(Entry Point)를 꼽을 수 있다. 이것은 실제 IBM에서 진행하는 인턴십 프로그램은 아니다. 미국과학진흥회(American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에서 주관하고 NASA와 IBM 그리고 JP 모건 체이스 등이 협력하는 모습을 취한 장애인 대학생 여름 인턴십 프로그램이다. IBM에서는 이를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인재들을 구하고 있다. 하지만 IBM에서 좀 더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채용보다도 장애를 가지고 있는 직원들이 제대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업무 환경울 조성해 주는 것이다. 직원들 간의 의사소통 문제 및 의식 개선을 위해 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매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장애인들의 업무능력 향상을 위해 여러 가지 기술들을 개발 및 도입하고 있다.
 기술진보를 통해 장애인 직원들의 업무능력 향상을 꾀하고자 하는 노력은 오늘날의 일만은 아니다. IBM이 지금까지 개발해서 상용화 시킨 기술들은 신발상자(Shoebox, 1962, 음성 인식 계산기) 영어-점자 자동번역기(1964), 점자 인쇄기(1975), 음성 타자기(1970년대), 홈페이지 리더(1999, 웹 상의 글자들을 소리 내어 읽어주는 기술), 이지 웹 브라우징(Easy Web Browsing, 2005, 특정 마우스의 움직임을 통해 웹 상에서 글자를 소리내어 읽어주거나 확대해주는 등의 기술), 이 밖에도 다양한 기술들이 고안되고 적용되어 있다.
 최근 IBM의 접근성 연구 센터(IBM Accessibility Research)에서 휠체어나 보행기를 대신할 수 있는 자율주행 자동차(Olli), 장애인들이 세계 곳곳을 돌아다닐 수 있도록 돕는 모바일 음성 네비게이션 시스템 등을 연구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인상 깊은 기술은 콘텐트 클래러파이어(Content Clarifier)이다. 이는 인지 장애가 있는 사람이나 노인 그리고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을 대상으로 개발된 프로그램으로써 텍스트, 웹페이지 및 오디오 중 인식된 내용 가운데 어려운 단어나 숙어 그리고 구어체적 표현들을 이해하기 편한 단어나 이미지 및 의사소통 기호들로 대체하는 기술이다. 이 뿐만 아니라 금년 6월에는 웨스트 버지니아 대학의 장애 포용 센터(West Virginia University's Center for Disability Inclusion)와 함께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근무환경 관리 앱을 발표하였다. 이는 IBM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에게도 장애인을 위한 근무환경을 컨설턴트해 주는 것을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이제 IBM은 장애인 뿐만 아니라 여성과 노인 그리고 성 소수자를 향한 포용으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IBM의 지니 로메티 회장(Ginni Rometty, Chairman, President and CEO, IBM)은 ‘다양성’은 ‘혁신’을 위한 방법이며 기업의 성공을 위해 모두 필요한 것들이라고 얘기한다. 혁신을 하게 되면 기술을 더욱 발달하고, 이를 통해 성장의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다양성을 가지고 일하게 된다면 그것은 혁신에 혁신을 더하는 것이고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하는 길이라는 설명이다. 이렇듯 IBM에게 장애인 고용은 사회의 올바른 기능 수행에 기여한다는 의미도 있겠지만, 기업의 이익에 부합하는 길이다. 장애인이 가지고 있는 새로운 시야와 경험 그리고 능력이 바로 혁신의 밑거름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들은 앞으로도 장애인들과 함께 일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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