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일터寶記(보기)

Home > 간행물 > 웹진 '통' > 이전호보기 > 일터寶記(보기)
게시글 상세보기
여행에는 경계가 없다, 어코머블(Accomable)
작성자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
첨부파일

여행에는 경계가 없다, 어코머블(Accomable)

김보균(골든대학 석사)

 

 

 

 2017년 11월 16일 에어비엔비(airbnb)와 어코머블(Accomable)의 합병이 이루어졌다고 CNN을 비롯한 많은 언론매체에서 보도하였다. 에어비엔비는 전 세계 2억 명이 사용하고 190개국에 자리 잡고 있는 글로벌 숙박업체이다. 에어비엔비에서는 이번 합병을 통해 어코머블이 가지고 있던 장애인 숙박 리스트와 어코머블 팀을 흡수함으로써, 전 세계 장애인 사용자들에게 좀 더 나은 접근성을 보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창업자 중 한명인 스린 마디팔리(Srin Madipalli)는 기존에 제공 중이던 어코머블의 서비스가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에 에어비엔비와 같이 일함으로써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블로그를 통해 “우리의 꿈과 미션이 글로벌 레벨로 도약하게 되는 최고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어코머블은 어떤 회사일까?
 어렸을 때부터 친구였던 마디팔리와 마틴 시블리(Martyn Sibley)가 런던에서 어코머블을 설립한 것은 2015년 여름의 일이었다. 두 친구는 척추근위축증(Spinal Muscular Atrophy)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휠체어를 타야했고, 책 이상의 물건을 드는 것도 힘들었다. 하지만 그들에게 공통된 취미가 있었는데, 그것은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스쿠버 다이빙, 휠체어 산악트레킹, 아프리카 사파리 캠핑 등의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것이었다. 어코머블을 설립하던 당시 이 둘은 이미 2011년부터 디서빌리티 호라이즌(disability Horizons)이라는 장애인 관련 잡지와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장애인의 권익과 라이프 스타일의 향상을 위해 노력하던 중이었다. 하지만 세계를 여행할 때마다 지낼 수 있는 곳과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찾기 어려웠기 때문에 장애를 가진 모든 이들이 쉽게 여행할 수 있도록 어코머블도 설립하게 되었다.
 장애인을 위한 에어비엔비를 생각하며 시작하게 된 어코머블의 설립 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접근성이었다. 본인들과 같이 여행을 좋아하지만 마땅히 묵을 곳을 찾기 힘든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시작한 것이었기 때문에 마디팔리는 여행도우미와 함께 유럽을 돌아다니며 얼마나 많은 시설들이 장애인들에게 접근가능한지를 살펴보았다고 한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같은 소셜 미디어와 여러 친구들의 도움으로 다양한 형태의 장소를 찾게 되었고, 추천과 입증된 증거들이 모이고 쌓여서 현재 어코머블이 자랑하는 장애인이 사용하기 편리한 숙박 리스트를 축적할 수 있었다. 이러한 마디팔리의 노력을 알았던 것인지 옥스포드 대학의 스콜 센터(Skoll centre)에서 300,000파운드(£)를 받게 되었다. 한화로는 약 4억 3천만 원이 넘는 돈이다. 처음에 스콜센터에서 약속했던 금액은 한화로 3천만 원도 되지 않는 금액이었으나 마디팔리와 시블리의 사업계획에 감명 받은 익명의 투자자들로 인해 15배가 불어난 것이다.
 이들이 계획한 어코머블 사업을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집주인과 손님들을 연결해 주는 온라인 플랫폼으로써 집주인(집을 실제 사용하고 있는 사람)이 어코머블에 ‘언제부터 언제까지 빈방 있습니다.’라고 올리면, 그 기간 동안 방이 필요한 여행객이 이를 확인하고 예약한 후 사용하는 방식이다. 여기까지는 에어비엔비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어코머블의 정체성은 ‘높은 접근성’에 있다. 어코머블 웹사이트의 리스트들을 살펴보면, 계단 없이 출입이 가능하고(step-free entrance), 계단이 있더라도 휠체어용 승강기(hoist access)가 있는 숙소가 대부분이며, 롤인 샤워(roll-in shower)와 샤워 의자(shower chair)가 포함된 베리어 프리(barrier-free) 화장실을 제공한다. 사업을 시작한 후 단 1년 만에 어코머블은 전 세계 60개 이상의 나라에서 검증되고 접근 가능한 숙소들을 약 1,100개 이상 수집하였다.
 디서빌리티 호라이즌 매거진에 집중하기 위해, 2016년에 어코머블을 떠났던 시블리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어코머블 팀이 자랑스러우며, 에어비엔비가 큰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우리는 법적 규제(legislation), 옳은 일을 하는 것(doing the right thing), 그리고 영국에만 2,490억 파운드(£, 한화로 약 360조 원)의 소비능력을 가진 장애인 소비자가 있다는 것을 정말 많이 들어왔다. 모두들 접근성과 포용(Inclusion)에 대해 말하지만 불행하게도 말과 행동은 아주 다른 것이다. 이번 에어비엔비의 결정은 다른 여행 및 숙박업체들에게 도전장을 내민 것이 되었고, 이것은 또한 장애인 소비자들이 비장애인 소비자들과 같은 것을 원한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에어비엔비는 작년에 자체적인 접근성 평가를 한 후, 웹사이트의 텍스트를 시각장애인들이 더 잘 읽을 수 있도록 디자인하였고, 접근성이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들을 훈련시켰으며, 리서치를 위해 시각장애인 단체(Lighthouse for the Blind and Visually Impaired)와 손을 잡았다. 또한 에어비엔비 집주인(hosts)을 위한 접근성 체크리스트를 준비 중이다. 이와 더불어 어코머블의 노하우와 인력을 흡수함으로써 모든 이들에게 접근 가능한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려 하는 에어비엔비의 노력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마디팔리는 “에어비엔비에는 휠체어 접근성이 좋은 방들이 없었기 때문에 단 한 번도 이용해 본적이 없다.”고 하며, “그래도 한번 시도해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글 정직, 배려, 실천, 주연(主演)테크
이전글 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직장을 위한 고민, IB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