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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 보조공학 소셜벤처 기업, 오버플로우
작성자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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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 보조공학 소셜벤처 기업, 오버플로우

한혜경(통통기자단)
  지난 12월, 고양시 산하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의 고양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에서 개최한 예비사회적 기업 공모전에 버사 슬레이트(Versa Slate)라는 제품으로 당선된 오버플로우(Overflow)가 이번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정보통신 보조기기 보급사업에 식스닷(Six Dot)이라는 보조기기로 채택되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는 장애인들의 보다 나은 정보통신을 위하여 매 해 진행되고 있는 사업으로, 고가의 보조공학기기를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80%, 개인부담 20%로 구입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사업이다. 장애인 보조기기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고 생소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하여 제품을 개발한 오버플로우측과 사용자측인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인터뷰 진행을 통해 보다 상세한 정보를 독자들에게 제공하고자 한다.
오버플로우 김상언 대표 인터뷰
리포터: 저도 한 명의 시각장애인으로서, 식스닷이라는 기기에 대해 관심이 생겨 알아보게 되었는데요, 시각장애인들의 일상에 있어 쉽고 간단하게 점자라벨을 재작할 수 있다는 점은 굉장한 장점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식스닷에 대한 더 구체적인 설명을 듣기 위해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김상언(대표): 식스닷은 원래 MIT공대 학생들이 프로젝트로 처음 만든 점자라벨기기에요. 그걸 로건테크에서 인수해서 지금의 기기로 발전한 것 이구요. 저희 오버플로우와는 CSUN(California State University at Northridge)이라는 전시회를 계기로 만나 협업하게 되었어요. 점자는 총 6점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6점 내에서 자음과 모음을 다 표현할 수 있어요. 점자를 아는 사람은 점자 형식으로 타이핑을 하면 되고, 모른다고 하더라도 영문은 USB 키보드를 통해서 입력할 수 있어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또 하나의 큰 장점이에요. 한글도 개발 중에 있구요, 한글이 개발되면 공공기관 같은 곳에서 시각장애인이 원하는 정보를 손쉽게 라벨로 재작하여 붙일 수 있게 식스닷이 사용되면 좋겠어요.
식스닷 사진이미지
식스닷 관련 시각장애인 인터뷰
리포터: 식스닷이라는 기기가 어떤 면에서 일상생활에 도움을 주는지 궁금해요.

A양: 요즘 홈인테리어 측면에서 보일러나 심지어는 전등 스위치까지도 터치식으로 많이 나오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혼자서 불을 켜거나 보일러 온도 조절을 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어요. 기존에 모텍스라고 해서 스티커지처럼 생긴 종이에 점자를 찍어서 가위로 잘라 붙일 수 있는 방법이 있긴 했지만, 굉장히 번거롭더라구요. 제가 삐뚤빼뚤하게 자른 건 아닌지에 대한 의문도 들구요. 그런데 식스닷은 그냥 타이핑치고 절단 버튼만 누르면 알아서 잘라주고 하니까 그것도 너무 편한 것 같고, 휴대성 면에서도 너무 좋았어요. 복잡한 과정이나 많은 부품 없이 바로바로 점자라벨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사실 가장 좋은 것 같아요.

B양: 모든 식재료의 유통기한을 다 외우고 있거나 어디 적어두면 자꾸 까먹게 되는데, 간단하게 라벨을 재작할 수 있다 보니 라벨을 만들어서 붙여놓으면 되니까 외우지 않아도 되고 엄청 편리해졌어요.

  오버플로우는 버사슬레이트라는 보조기기를 CSUN에서 선보여, CSUN 전시회를 관람한 외국인 시각장애인이 팟캐스트에 이에 대한 호평을 남기기도 하였다.
버사슬레이트(Versa Slate) 관련 인터뷰
리포터: 고양시 예비사회적기업 공모전에 당선되었던 버사슬레이트 제품에 대해서도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상언(대표): 물론 IT 측면에서도 더 많은 발전이 생겨서 장애인 분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면 너무 좋겠지만, 저희는 로우테크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시각장애인 분들을 만나 뵈면서 생활 속의 어떤 점들이 불편한지, 어떤 어려움들을 겪고 계신지 이야기를 나누어보던 중, 한 시각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의 수학선생님이 말씀해주신 어려움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게 되었어요.

리포터: 직접적인 경험을 참고하여 만드신 거군요.

김상언(대표): 네. 선생님께서는 학생들이 필산을 하는 데 있어 기존 점자를 찍는 방식이 그리 편리한 방식은 아닌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왜냐하면 점자는 종이의 반대 면에 점이 튀어나오도록 하는 문자인지라 점자를 찍고, 점판(종이를 지탱하는 도구)을 뒤집어 펼쳐서 그 안에 있던 종이를 꺼내 읽고, 점판을 다시 닫아서 뒤집어 점자를 쓴다는 이 과정이 번거로웠기 때문이죠. 그래서 오버플로우에서 이 과정을 조금 단순화할 수 있는 기기를 만들어 보자 해서 만든 것이 버사슬레이트에요. 버사슬레이트는 일단 종이가 필요하지 않고, 기기 자체에 점을 눌러서 반대 면에 튀어나오도록 할 수 있는 기기이기 때문에 환경적 제약이 따르지 않아요. 그래서 개발도상국에서도 크게 활용될 수 있을 거라고 기대를 하구요. 어떻게 보면 개발도상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점자를 배울 때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것이, 점자식 화이트보드라고 생각을 해주시면 돼요. 쉽게 지우고 쉽게 쓸 수 있기에 환경적 제약 없이 더 많은 연습을 반복할 수 있기 때문이죠. 전화 통화 중 간단히 메모를 해야 할 때, 점판에 종이를 끼우고 점필(점자를 찍는 뾰족한 도구)을 찾아서 점자를 찍는 데 걸리는 시간에 비하면 버사슬레이트는 종이를 끼우지 않아도 되고, 점필과 버사슬레이트만 있으면 바로 메모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큰 장점을 가지고 있지 않나 싶어요.
오버플로우는 식스닷 뿐 아니라 명품 흰지팡이를 포함하여 점역소프트웨어 엔진 개발에도 기여하고 있으며, 가격 면에서 조금 저렴하면서도 빠른 업데이트가 이루어질 수 있는 점역소프트웨어엔진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김상언 대표는 밝혔다.

김상언(대표): ‘오버플로우라’ 는 이름은 저희가 만들어내는 자원이나 서비스가 차고 넘쳐 흘러서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 닿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지은 이름이에요. 저희는 저희가 좋은 기기를 개발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지만, 해외에서 만든 기기가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우리나라의 시각장애인들도 그 제품을 통해 보다 나은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것 역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이렇게 두 가지 방향을 통해 사업을 진행 중에 있어요.

  오버플로우를 취재하며 당연히 안 될 거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어쩌면 새로운 보조기기들을 통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한 줄기 희망을 가지고 돌아올 수 있었다.
식스닷 사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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