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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와 신뢰가 한 인간을 바꾼다
작성자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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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와 신뢰가 한 인간을 바꾼다



영화 <킹스 스피치>

 

‘연합군의 비밀무기는 말더듬이 영국 왕?! 세상을 감동시킨 국왕의 콤플렉스 도전이 시작된다!

때는 1939년, 세기의 스캔들을 일으키며 왕위를 포기한 형 때문에 본의 아니게 왕위에 오른 버티. 권력과 명예, 모든 것을 다 가진 그에게도 두려운 것이 있었으니 바로 마.이.크! 그는 사람들 앞에 서면 "더더더..." 말을 더듬는 콤플렉스를 가졌던 것! 국왕의 자리가 버겁기만 한 버티와 그를 지켜보는 아내 엘리자베스 왕비, 그리고 국민들도 애가 타기는 마찬가지… 게다가 지금 세계는 2차 세계 대전중! 불안한 정세 속 새로운 지도자를 간절히 원하는 국민들을 위해 버티는 아내의 소개로 괴짜 언어 치료사 라이오넬 로그를 만나게 되고, 삐걱거리는 첫 만남 이후 둘은 기상천외한 치료법을 통해 말더듬증 극복에 도전하게 되는데…(네이버 영화소개 中)‘



마음의 상처를 지닌 말더듬이 국왕, 언어치료사를 만나다

영화 ‘킹스 스피치(King's Speech)'에 대한 한 포탈사이트의 간략한 줄거리 소개이다. ‘킹스 스피치’는 2차 세계대전 중 영국의 왕이었던 조지 6세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이다.

조지 6세는 심프슨 부인과의 세기의 스캔들로 왕위를 내려놓았던 에드워드 8세의 뒤를 이은 왕이자 현 영국여왕인 엘리자베스 2세의 아버지로 알려져 있다. 에드워드 8세의 퇴위가 없었다면 그저 그런 영국왕실의 왕족으로 살아갔을 조지 6세가 형인 에드워드 8세의 스캔들로 실추된 영국왕실의 위상을 지켜내고 2차 세계대전 중 독일의 공습에도 불구하고 런던 버킹엄궁을 떠나지 않고 국민들과 함께 전쟁을 이겨내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두 번의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많은 유럽의 왕실들이 몰락했고, 왕정이 사라지고 공화정으로 바뀌어가는 시대상황에서 영국왕실을 유지해낸 조지 6세는 분명 능력있는 지도자였을 것이다. TV가 아직 보편화되기 전, 라디오와 영화가 대중매체를 장악하고 있던 시기에 한 나라의 국왕이 국민과 소통하는 가장 대중적인 방법은 라디오 연설이었다. 한마디로 ‘말솜씨’가 요구되는 시대에 그는 명연설가가 아닌 ‘말더듬이’. 그 때문에 그는 항상 사람과 대중들 앞에 나서길 두려워하였다.

엄격했던 아버지와 어머니, 어린 시절 유모의 학대, 안짱다리 교정의 혹독함. 왕위계승권 2위의 왕자 알버트는 ‘말더듬’을 갖게 되었지만, 왕족으로서의 그의 위치 때문에 그는 말더듬이가 된 과정에 대해, 그의 인간으로서의 상처에 대해서는 이해받지 못한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이 있지만, 그가 이해받고 사랑받기 원하는 아버지는 그의 ‘말더듬’을 고쳐야할 문제로 바라보고 그에게 국가의 리더로써 대중에게 어필해야하는 왕족으로서의 모습만을 요구할 뿐이었다.

알버트 왕자-‘버티’는 자신의 말더듬을 고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말더듬의 원인이라 할 수 있는 그의 상처를 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증상’으로서의 말더듬만을 치료하려는 시도는 계속해서 실패로 돌아가게 된다. 그의 말더듬에 대해 계속되는 왕실의 압박과 왕족으로서 무책임한 사랑에 빠진 형 때문에 그에게 부과되는 왕실의 기대는 그를 더욱 움츠러들게 만들고 수많은 치료에도 그의 말더듬은 고쳐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결국 그 자신도 지쳐 포기할 무렵 그러한 그를 끝까지 믿고 포기하지 않은 사람이 있었으니, 알버트 왕자의 아내 엘리자베스였다. 엘리자베스는 수소문 끝에 용하다는 언어치료사를 찾게 되고 바로 그가 언어치료사 ‘라이오넬 로그’였다.

피하지 못할 거면 맞서라, 상처와 직면한 영국의 왕 '조지 6세'

호주에서 온 라이오넬 로그는 치료를 위해 찾아온 알버트 왕자에게 처음부터 대뜸 ‘버티’라고 부르며 동등한 관계를 요구한다. 왕자로서 떠받들여지며 살아온 알버트 왕자에게는 ‘이 무슨 무례한~!’ 이었겠지만…. 처음에는 황당하게 접근해오는 로그를 거부했던 알버트였지만 점차 그에게 신뢰를 보이며 마음을 열게 된다. 단순하게 말더듬만을 고치려 했던 이전 치료사들과 달리 로그는 치료보다 알버트 왕자 마음 속 깊은 상처와 말더듬의 원인에 대해 들으려 했기 때문이다. 점차 '왕자' 알버트가 아닌 ‘버티’로서 대화를 나누기위해 로그를 찾아가게 되고, 왕자와 식민지 출신의 평민, 언어치료사와 환자의 관계를 넘어 두 사람은 친구로서 우정을 나누게 된다. 그리고 점차 알버트의 말더듬 치료도 진전을 보이고….

‘말더듬이’ 버티에게 필요했던 것은 훌륭한 치료사가 아니라 그의 아픔을 이해하고 그의 말소리를 들어줄 ‘친구’였던 것이다. 어린 시절의 상처와 말더듬으로 인한 컴플렉스는 단순히 노력한다고 잊을 수 있는 것도, 치료한다고 개선되는 것도 아니었다.

이러는 와중에 아버지 조지 5세의 서거로 왕위에 오른 에드워드 8세는 점점 조여오는 세계대전 발발의 위협 속에서도 심프슨 부인과의 사랑에 빠져 왕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하고, 결국 자신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왕위를 내려놓게 된다. 결국 형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르게 된 알버트는 자신에게 부과된 왕으로서의 의무와 전쟁에의 부담에 괴로워하고 그런 그를 지지해 주는 것은 아내 엘리자베스와 친구 로그였다.

결국 피하고 싶었으나 피하지 못한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버티는 왕 조지 6세로서 국민들에게 전쟁을 알리고 독려하는 중요한 연설을 시작하게 된다. 영화의 막바지 몇 분 동안 진행되는 조지 6세의 라디오 연설은 깊은 상처를 갖고 말더듬이라는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던 한 인간 ‘버티’가 진정한 영국의 왕 ‘조지 6세’로 거듭나는 장면이자, 그를 지겹도록 따라다닌 말더듬을 벗어나는 ‘극복’의 장면이었다. 연설을 끝마치고 박수를 받으며 나오는 조지 6세는 더이상 소극적이고 화잘내는 말더듬이 ‘버티’가 아니라 영국의 왕 ‘조지 6세’였다.

 



어찌보면 지루할 수도 있는 약 두 시간의 상영시간이지만 끝까지 조마조마하며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말을 더듬으면 함께 숨을 멈추고 침을 삼키게 하고, 말더듬이로서의 답답함을 공감할 수 있도록 ‘버티’의 모습을 너무나 현실적으로 연기한 콜린 퍼스와, 어찌보면 능청스럽고 뻔뻔해보이는 그러면서도 유머러스한 ‘라이오넬 로그’를 연기한 제프리 러쉬의 연기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2011년의 아카데미는 영화 ‘킹스 스피치’에게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을 선사하였다.

말더듬을 극복하기 위한 본인의 노력과 가족의 지지, 그리고 그것을 이해하고 도와주는 전문가이자 친구의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 ‘킹스 스피치’는 ‘말더듬’ 뿐 아니라 지금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많은 장애인들과 그 가족, 그리고 전문가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그들 각각에게 필요한 것은 ‘의지’와 ‘이해’, ‘신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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