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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의사소통이 두렵다면...
작성자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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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의사소통이 두렵다면...

전혜연(이화여대 박사수료)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 라는 속담이 있다. 그만큼 사람의 생각을 알기 어렵다는 말이다. 투명한 물처럼 사람 속도 시원하게 알 수 있었다면 아마 이런 속담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청년 실업’, ‘조기 은퇴’ 나이와 세대를 가리지 않고 취업에 어려움이 많은 요즘이다. 열심히 노력해서 취업에 성공하면 모든 것이 다 잘 풀릴 것 같지만 또 다른 난관이 우리 앞에 놓여있다. 바로 직장에서의 인간관계이다.

직장인은 어찌 보면 집에서 가족과 보내는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직장에서 동료, 상사들과 함께 보낸다. 일반적으로 하루 8시간, 하루 24시간 기준으로 잠자는 수면시간을 제외하고 하루의 1/3을 직장에서 보내는 것이다. 다양한 성장환경과 배경,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보니 대인관계에 서툰 사람들은 직장에서의 적응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취업해서 일만 잘하면 된다고? 직장에서의 ‘일’이라는 것은 혼자서 해낼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결국에는 동료와의 협업, 상사의 지시 등 수많은 소통 속에서 직장의 ‘일’은 이루어진다.

예전에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하기 위해 어떤 직장에 지원해야 할지 고민하는 나에게 동아리 선배가 해줬던 말이 있다. 좋은 직장이라는 것을 선택하는 기준은 세 가지가 있다고, 그 중 내가 어떤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지를 생각하고 진로를 선택하라고 말해 주었다. 그 세 가지 기준은 ‘돈, 사람, 일’이었다. ‘돈’, 급여를 많이 주는 직장인지, ‘사람’, 일하고 있는 사람들, 즉 동료나 상사들이 좋은 사람인지, ‘일’,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업무인지. 그 선배는 이 세 가지 중 두 개만 충족해도 좋은 직장이라고 했다. 처음엔 ‘좋은 직장’ 이라는 의미를 잘 몰랐지만, 사회생활을 좀 해보니 대충 의미가 들어왔다. ‘좋은 직장’은 나를 이직하지 않게 하는 직장이라는 것을...

급여도 중요하고 일과의 적성이 중요하지만 결국 직장생활을 원만하게 엮어주는 고리는 ‘사람’ 즉 직장에서의 관계라고 생각한다. ‘돈’, 급여 많이 주는 직장, ‘일’, 내게 맞는 업무나 내가 잘하는 업무를 할 수 있는 직장은 찾아보려 노력하면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사람’, 좋은 동료와 상사가 있는 직장은 찾는다고 찾아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만약 직장 내 대인관계가 좋다고 소문난 곳이 있다면 그곳이 처음부터 그런 곳은 아니었을 것이다. 경영자이든, 중간관리자이든, 아니면 직원들이든, 그러한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직장의 시스템을 만들고 그러한 분위기를 만들려는 소속된 성원들의 노력이 없다면 ‘좋은 사람들’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러한 분위기는 어떻게 만들어 낼 수 있을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소통’이다. 글 시작에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을 말했던 것처럼 표현하지 않는 생각은 생각으로 남을 뿐 전달되지 않는다. 표현되지 않는 배려도 상대방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수십 년을 함께 살아 말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소통이 된다는 부부도 결국 말 한마디의 오해로 갈라질 수 있다. 하물며 사회생활을 통해 만나게 된 타인인 직장의 사람들은 더 어렵다. 소통에는 노력이 필요하다. 상대를 이해하려는 노력, 나를 잘 표현하려는 노력, 상대에게 다가가려는 노력. 친분과 신뢰는 그냘 쌓이지 않는다. 그만큼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사람과의 관계에 자신이 없다 하더라도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작은 용기를 내보면 어떨까 싶다. 일단은 가벼운 일상잡기에 대한 ‘잡담’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 ‘잡담’을 단순히 시간을 낭비하는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지만 사실 관계에서 ‘잡담’을 나누는 것은 중요하다. 업무에 대한 대화만으로는 상대방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잡담’을 통해 함께 일하는 동료와 상사의 개인적인 취향이나 관심사를 이해할 수 있다. 또 반대로 나의 관심사를 상대에게 알려줄 수도 있다. 서로에 대해 이해하는 것은 ‘소통’의 기본이 된다. 잠깐의 휴식시간, 점심시간, 저녁의 회식시간 등을 통해 쌓인 대화들이 관계의 초석이 된다. 무시와 거부가 두려워 스스로를 고립시키지 말고 일단 ‘잡담’에 참여해보자. 그렇게 한 걸음씩 작게 시작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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