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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의 형제자매
작성자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
첨부파일
 
 
 
장애아의 형제자매
 
케이트 스트롬 저 | 전혜인, 장평강 역 | 한울림스페셜 | 2009.11.30
 
 
 
‘장애아의 형제자매’는 장애아의 형제자매가 겪는 다양한 문제들을 소개하고 문제해결방법과 프로그램들을 제시한 책이다.
저자는 뇌병변 장애를 가진 언니의 동생으로 살면서 겪은 고통과 아픔을 직접 치유한 경험을 이야기하며 본인 외에도 많은 형제자매의 이야기를 에세이 형식으로 풀었다.
 
장애아에게 부모의 관심이 집중되는 사이에 형제자매는 어린 시절 소외감과 우울, 차라리 장애아로 태어났으면 등의 부정적인 생각으로 죄책감에 사로잡히고 이 때 부모나 가족, 사회가 관심을 가지고 장애아 뿐만 아니라 장애아의 형제자매를 바라보지 않으면 성장 후 계속적인 불안으로 고통을 받을 수 있다.
 
 
 
어렸을 때 나는 부모님이 자기 마음대로 하는 언니에게 특별대우를 하는 것과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빤히 쳐다보는 것에 엄청난 분노를 느꼈다. 하지만 나는 화를 내는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런 감정은 내 마음속에만 가득했다. 나는 자신감을 잃었고 내 부족함을 느끼며 좌절했다. 언니를 때리는 것으로 언니에게 화난 감정을 표현할 수도 있었지만, 언니가 나를 때릴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언니를 때릴 수 없었다. 내 상처를 바라보며 고스란히 마음에 담아두어야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 자신에 대해 견디기 어려웠다.
 
나는 부모님을 위해 집에서 ‘착하고 반듯하게’ 행동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내면에는 혼란스러운 감정들이 쌓여갔고, 그러한 고민을 누구와도 나누지 못했다. 언니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언니가 사라져버렸으면 하고 바라기도 했다. 또한 언니는 할 수 없는 일을 내가 해낼 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드는 동시에 끊임없이 부모님의 칭찬을 듣고 싶어했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은 이런 현실에 대해 많은 형제자매들과 대화하고 수집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저자 자신의 경험을 통해 한층 더 깊은 성찰과 설득력 있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며, 그 해결의 실마리까지 풀어내고 있다.
무엇보다 형제자매들이 직접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에 큰 장점을 갖고 있다. 이 책을 보는 형제자매 독자들은 자신이 겪고 있는 상황이나 마음의 상처가 자기만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장애아 형제자매의 직접적인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우며 읽는 독자로 하여금 형제자매 입장에 금세 빠져들게 하는 힘이 있다. 이 책을 읽고 형제자매의 입장에서 쓴 시를 소개하며 책 소개를 마친다.
 
 
내가 서 있는 이 자리
 
김 예 솔
 
나는 항상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모릅니다.
부모님도, 내 형제자매도, 친구도
이 자리에 있는 나를 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나는 항상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힘든 무거운 짐을 등에 지고 서 있습니다.
죄책감, 완벽해야하는 부담감, 걱정, 두려움의 짐이 무게를 더해가고 있지만
아무도 이 짐을 함께 지려 하지 않습니다.
 
처음 이 자리에 서게 된 때를 기억합니다.
당황해 하는 나를 부모님께서는 이 자리로 보내셨고
원래 나의 자리는 새로운 아이가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내가 서 있는 이 자리에서 성장하고 결혼을 했습니다.
이 자리를 공개하는데 어려움이 따랐지만 서로를 믿었기에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 자리를 벗어나지 못한 나는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하루를 지냈고
그 불안은 이 자리에서 계속 나를 괴롭힙니다.
 
내가 서 있는 이 자리가 아주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미성숙한 나를 성숙하고 철이 든 아이로 만들어줬고,
감사를 배우게 했습니다.
 
내가 서 있는 이 자리를 이해할 수 있나요?
이 자리에 서 있는 나를 이해할 수 있나요?
 
이 자리를 벗어날 수 없다면
이 곳에서 행복 하고 싶습니다.
 
이 자리를 벗어날 수 없다면
이 곳에서 자유롭고 싶습니다.
 
나와 내가 서 있는 이 자리를
지나치지 않고 바라봐주는 한 사람만 있다면
나는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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