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寶記(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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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먼 자들의 도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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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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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도시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신 분들은 일단 시력이 심각하게 나쁘지 않은 것이라고 봐도 될까요? 이런 전제 아래 여러 상황을 상상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상황은 길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앞이 보이지 않게 되고 계속 눈이 먼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길을 걸어 다닐 수 있을까요? 만약 제가 이와 같은 상황이라면 그 자리에 주저앉아 아무 것도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상황은 이 글을 보는 여러 분만 시력이 있고 다른 모든 사람들은 눈 먼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이 가지고 있지 않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조금 더 활발하고, 빠르게 일을 처리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저 또한 자의적으로 눈을 감아버릴 것 같습니다. ![]() 이 두 상황을 가지고 만든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눈먼 자들의 도시’. 사실 이 영화는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포르투갈 작가 사라마구의 소설 'Blindness'를 영화화한 것이기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사실 소재 자체가 ‘전 인류의 눈이 멀고 단 한 사람만이 볼 수 있다.’이라는 파격적인 소재로 소설은 큰 흥행을 이끌었습니다. 물론 영화는 그만큼의 흥행은 되지 않았지만, 그 안에 담고 있는 철학관과 관점은 그 어느 영화보다 차별성을 지녔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처음 시작은 한 동양인이 운전하다가 갑자기 눈이 보이지 않는다며, 차를 멈춰 세우면서 결국 교통체증을 일으키게 됩니다. 그러다 선량한 시민으로 보이는 사람이 다가가 도와주겠다며 그의 집으로 데려갑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입니다. 그 선량해보이던 시민은 갑자기 앞이 보이지 않는 그 사람의 차를 가지고 도망갑니다.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그것은 약점이 될 수밖에 없는 상태임을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이와 비슷한 상황은 영화의 뒷부분에서도 많이 나옵니다. 이를 통해 영화에서는 아마도 시각장애를 갖는다는 것의 의미를 드러내는 것처럼 보입니다. 실제 갑자기 눈이 먼 사람은 눈이 멀지 않은 사람으로부터 격리하여 따로 살게 합니다. 마치 그들이 큰 잘못을 한 것처럼 죄인 취급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다 시간이 흐른 후 한 명을 제외한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시각장애를 갖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눈이 멀지 않은 사람은 행복할까요?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더 유능할까요? 영화에서는 그런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앞을 볼 수 있는 사람은 다음과 같은 말을 합니다. ‘나는요. 모두가 눈이 멀었다는 것보다도 두려운 건 내가 눈이 멀 것이라는 게 아니라 내가 눈을 뜰 때에요.’ 앞을 본 다는 게 두렵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요? 차라리 눈이 멀었다면 보지 않았을 부도덕함, 더러움 등 여러 문제들을 피할 수 있었지만, 앞을 볼 수 있기에 그 모든 것을 감내해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실제 갑자기 앞을 볼 수 없게 된 사람들은 아무데나 대소변을 하고, 최소한의 도덕심조차 가지고 있지 않은 것처럼 행동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을 볼 수 없으니 아무도 뭐라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하지만 앞이 보이는 사람은 이러한 상황을 모두 볼 수밖에 없고, 자신 또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무기력하기도 합니다. 또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감이 너무나 컸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이끌어주어야 한다는 부담감. 그것은 앞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유를 뺐어갔습니다. 여기서 문제를 하나 내도록 하겠습니다. 만약 갑자기 모두 눈이 멀게 되면 어떤 사람이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질까요? 영화 내에서는 눈 뜬 사람이 한 명있지만 그 사람은 아무런 힘도 가질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그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능력은 해가 됩니다. 그렇다면 누가 가장 힘이 클까요? 영화에서는 처음부터 시각장애인이었던 사람이라고 간접적으로 말해주고 있습니다. ![]() 시각장애인이었던 사람은 그들의 능력(소리에 대한 민감한 반응, 다른 사람들보다 더 빠른 반응과 예측력)을 통해 다른 사람들로부터 돈을 걷기 시작하고 음식과 물 등을 장악합니다. 사실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는 그들이 기득권이라볼 수 있습니다. 이 사실에 빗대어 지금 우리 사회에서의 기득권은 누구인가요? 이 영화의 마지막장면에서는 한 사람씩 갑자기 눈을 뜨게 됨으로써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상황을 보여주며 마치고 있습니다. 혼자 눈을 뜨고 있던 사람이 밖의 하늘을 보며 말합니다. ‘자유다.’ 이 영화를 보고나서 사람들의 어찌할 수 없는 본성, 도덕심, 여러 사회 문제들을 되집어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특히 시각장애와 관련해서 더 깊은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누구라도 시각장애인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능력에 따라 ‘a’라는 사람을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a’ 가 소수자인지 아니면 다수에 속하는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는 점 또한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정말 많은 부분을 느끼게 해주는 이 영화를 여러분께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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